[르포] 씨랜드 참사 20년...위령비 하나 없이 잊혀져가나

수풀로 메워진 참사 현장, 화성시 “궁평지구 관광사업 추진돼야 추모 공간 조성...구체적 방안은 아직”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6/26 [16:32] | 트위터 아이콘 444,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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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씨랜드 참사 20년...위령비 하나 없이 잊혀져가나

수풀로 메워진 참사 현장, 화성시 “궁평지구 관광사업 추진돼야 추모 공간 조성...구체적 방안은 아직”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6/26 [16:32]

26일 본지는 지난 1999년 6월 30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발생한 씨랜드 화재 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현장 일대는 수풀로 우거져 부지 내로 들어가는 입구가 막혀있을 정도였으며, 참사 이후 20년이 지남에도 해당 지역에서 참사가 일어났음을 기록할만한 어떠한 안내판이나 추모비도 없는 상태였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역대 최악의 참사 중 하나인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2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사고 현장은 추모비 하나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6월 30일 오후 1시20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에서 일어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의 시각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이날 일어난 참사는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강사 3명 등 23명의 꽃다운 목숨을 앗아갔다. 

 

국가기록원은 씨랜드 참사의 발생 원인과 내용을 모기향불에 의한 화재라며 553명의 인원이 투입돼 29명의 사상자가 나고 72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화재 발생 40분이 넘어서야 화재 진압 소방차가 현장에 겨우 도착했고, 수사 당국은 화재 원인을 ‘모기향을 포함한 미상의 화종에 의해 발화된 것’이라 추정하며 누전에 의한 화재인지 분명한 사실 확인이 드러나지 않은 채 결론지었다. 

 

여기에 컨테이너 52개를 가건물로 조합하고 가연성 소재로 인테리어를 해 건설비·운영비를 아낀 씨랜드 수련원은 참사 이후 시공·감리 관계자에 대한 뇌물수수, 당시 화성군 공무원들의 묵인 및 화성 군수의 불법 운영 개입이 드러났다. 당시 씨랜드 참사에 대한 평가는 총체적인 시스템의 부실·부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 최악의 참사 중 하나였다. 

 

26일 본지 기자가 방문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 현장. 화재가 일어났던 공간은 전부 수풀로 뒤덮여 참사 당시 언론에 기록된 대형 수영장 사진의 모습을 대조해 겨우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장 일대는 수풀로 뒤덮여 있었으며 인근 주민이 버린 것으로 추정된 변기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등 사람의 방문이 거의 없어 보이는 상태였다. 사진 / 현지용 기자

 

참사 이후 20년이 지난 26일 기자가 둘러본 씨랜드 화재 현장의 일대는 당시의 화마나 그을음, 이를 추모하는 위령비나 당시 참사를 기록한 작은 안내판마저 없는 수풀만 울창한 곳으로 변해있었다. 오직 사고 당시 촬영된 수련원 부지 내 대형 수영장과 부지 주변 페인트가 바랜 벽화만이 그대로 있어 이곳이 당시 참사가 발생한 곳이라는 증거로 보여주고 있었다. 

 

당시 참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무색할 만큼 씨랜드 수련원 부지 주변은 인근 주민이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변기와 쓰레기, 오물 등이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참사 이후 현장 보존 조치가 다했는지 부지로 통하는 입구는 수풀로 막혀있었고 부지 내 설치된 천막과 페인트 통은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녹이 슬어 가루가 돼있었다.

  

부지 인근 주민은 화성시의 씨랜드 참사 추모공원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일부 주민은 인터뷰에서 “화성시에서 여기에 대해 추모 같은 사업을 한다 했으나 지금까지 공사를 한다거나 누군가 다녀오고 간 적은 없다”고 답했다. 

 

씨랜드 부지 인근은 참사 이후 20년이라는 세월로 인해 해당 지역에 대한 방문이 뜸했는지 대부분 비포장도로에 농가가 있거나 소수의 상가, 민박집만 부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랜드 화재 참사 추모 공간 조성에 대해 화성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궁평지구 관광휴양사업 내에 속해있어 함께 진행될 것이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추진이나 지속적인 관리를 보장하는 추모비 설치 등 방안은 없는 상태”라고 답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화성시는 궁평지구 관광휴양사업을 추진하며 씨랜드 참사 추모를 위한 추모 공간 조성을 사업에 포함시켰다. 지난 2015년을 기준으로 추진하던 사업은 올해 12월까지도 진전이 없어 다음해 12월까지 연장된 상태이나 씨랜드 추모 공간 조성을 포함한 전체적인 사업은 진전이 더딘 상태다. 

 

복수의 화성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씨랜드 참사 추모 공간 조성은 궁평지구 관광휴양사업 내에 속해있어 관광단지 조성과 함께 짓겠다고 계획은 잡혀있으나 대상지로만 포함돼 있을 뿐 해당 부지는 사유지인 상태이며 보상합의가 아직 안돼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씨랜드 참사 유가족들은 위령비 등 추모 공간 조성 자체에는 찬성하나 지속적인 관리 없이 추모비만 조성하는 것은 사후 방치가 될 것을 염려해 반대하고 있다. 관리방안이 있는 추모 공간 조성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추모 공간 조성과 관리를 어떻게 할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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