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구역’ 아니면 알 수 없는 ‘전자발찌 부착자’ 범죄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7/11 [17:23] | 트위터 아이콘 444,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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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구역’ 아니면 알 수 없는 ‘전자발찌 부착자’ 범죄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07/11 [17:23]

지난해 9월 열린 '전자감독제도 시행 10주년 기념식'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자발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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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성폭력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해도 발찌를 착용한 상황에서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전남 순천에서는 30대 남성이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한 후 숨지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피의자는 2013년 강간죄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전자발찌 부착을 명받았으며 범행 당시에도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서울 성동구 소재 한 고시원 건물에서 30대 남성이 같은 고시원에 살던 사람을 흉기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강도강간죄로 10년을 복역한 뒤 만기 출소했고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발목에 차고 있었으며 도주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또 지난달에는 전남 광양시의 한 주택가에서 전자발찌를 찬 채 여성을 성추행한 20대가 긴급체포됐으며 이달 11일에는 광주에서 성범죄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50대 남성이 모녀 단둘이 사는 집에 들어가 성폭행을 저지르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 남성은 한 차례 전자발찌를 훼손해 8개월간 다시 수감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627'전자감독 대상자 재범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이 대책의 골자는 면담 확대를 통한 정보수집 강화 야간시간대 관리 강화 음주로 인한 재범 적극 차단이다.

 

법무부는 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월 1~3회 실시하던 면담을 재범 위험성이 높은 대상자에 한해 주 1회 이상(4회 이상) 직접 면담하기로 했으며, '전자감독 신속대응팀'의 야간 시간대 업무역량 강화를 위해 전담 보호관찰관, 무도실무관을 증원하기로 했다.

 

또 야간 시간대 상습 및 과도한 음주자에게 적극적인 귀가지도를 실시하고 상습적으로 귀가지도에 불응하거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대상자에게는 법원에 '야간 외출제한명령'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간 외출제한명령'의 경우 인권단체 등에서는 "야간이 무조건 더 위험하다는 선입견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전자발찌를 착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야간에 외출을 제한받는 것은 오히려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여기에 직접 면담 강화, 신속대응, 야간 귀가지도 등을 위해 인원을 늘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 명의 보호관찰관이 전국의 대상자 15명을 관리해야하는 현 상황에서는 이 대책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자발찌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지만 대상자가 무엇을 하는 지는 알 수가 없다. 광주 성폭행 사건의 경우 대상자의 주거지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고 도로도 인접되어 있었으며 시간도 늦은 밤이 아니었다. 출입금지 지역에 들어가거나 외출이 제한된 시간에 밖에 나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범행을 저지르는 것인지, 무엇을 사러 나가는 것인지를 모르는 거다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전자발찌가 동종 재범률을 2%대로 낮추는 등 범죄 억제 효과가 충분히 있다면서도 자유로운 이동이 허용되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외출이나 이동을 제한한다면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인원을 늘려달라고 해도 지원이 되지 않고 있다. 전국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15명의 대상자를 한 사람이 관리하는 체계로는 힘들다. 한계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의 역할은 법무부 보호관찰에서 '출입금지 지역에 있다', '전자발찌 신호가 안온다'(훼손 등) 같은 메시지가 오면 추적수사를 하는 역할을 한다. 관리는 법무부가 전담하고 있고 경찰은 그에 따른 추적수사를 한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전자발찌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정기관과 수사기관이 위치 및 이동경로를 공유하는 시스템 구축, 보호관찰관 인원 강화, 발찌 착용 후 재범 시 강력 처벌 등이 그 예다.

 

법무부 위치추적센터는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하거나 출입금지 구역 진입, 외출 제한 등 위급상황 발생시 CCTV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역시 주거지 근처 등 제한이 없는 곳에서는 효과가 미비하다는 우려가 있어 앞으로 개선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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