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품격 있는 불매운동...반일감정과는 무관한 재팬타운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07/30 [17:14] | 트위터 아이콘 44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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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품격 있는 불매운동...반일감정과는 무관한 재팬타운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07/30 [17:14]

30일 본지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동부의 일본 문화 상권이 자리한 재팬타운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과 일본 기업의 태도로 국내에는 일제 불매운동의 불길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문화에 애정을 갖고 이곳에서 오래도록 영업하는 일본인 상권은 이와는 무관한 모습이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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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와 유니클로 등 일본 기업의 태도로 일제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일본인 상권에 대한 과도한 반일 감정은 이와는 전혀 무관한 모습이다.

  

30일 서울 한낮의 최고기온은 32도까지 치솟았다. 남녀노소 시민들 모두 뜨거운 더위와 높은 습도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이곳 용산구 이촌동 동부의 재팬타운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평범한 모습이었다. 재팬타운은 ‘리틀도쿄’, ‘작은 일본’라는 별명이 붙은 곳으로 70년대 서울 일본인학교가 처음 들어선 곳이기도 하다. 

 

지금 일본인학교는 강남구 개포동을 거쳐 서울 상암동으로 옮겨졌으나 당시 이곳 동부 이촌동 일대는 해당 학교에 다니는 일본인 자녀의 부모 등 많은 일본인 거주민들이 학업과 사업을 목적으로 이곳에 살았다. 이 때문에 동부 이촌동에 일식당, 이자카야(일본식 술집) 등 일본 전통 식문화가 뿌리내려지고 오늘날까지 일부 거주민들과 한국인·일본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날 정오께 방문한 재팬타운 거리도 이와 마찬가지였다. 정부 인증을 받은 일식집과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일본어 간판이 대로, 골목마다 쉽게 볼 수 있었다. 연일 뉴스에서 보도되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 경제 보복 조치로 일제 불매운동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이곳 상권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모습이었다. 

 

서울 용산구 동부 이촌동에서 수십년 째 일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휴가철이라 손님이 조금 주는 현상은 있지만 지역민들은 여전히 방문을 많이 해주신다. 또 한국인들과 일본인 관광객도 늘 오고 있어 불매운동이 반일감정으로 까지 미치는 영향은 무관하다”고 답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골목에 들어서있는 이자카야들은 오후 장사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일 감정에 의한 영업 위축 등 우려는 무관한 분위기였다. 대로에 위치한 상당수 일식집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으로 일본인이 영업하는 곳에 불이익이 미친다는 말도 전혀 관련이 없어보였다. 오히려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가질 겸, 더위를 피할 겸 많은 손님들이 일식집으로 몰려드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방문한 한 일식당도 마찬가지였다. 20~40대 여성 손님 비율이 가장 많았던 한 일식당은 일본인 주방장이 이곳 동부 이촌동 거리에서 수십여 년째 뿌리를 내리고 영업하는 소문난 맛집 중 하나였다.

 

해당 일식집의 부사장 A씨는 “휴가철이라 손님들이 이번 여름동안 여행하러 많이 간다. 손님이 조금 줄기는 했지만 이곳을 알고 찾아와주시는 한국인들과 일본인 관광객분들은 늘 오신다. 불매운동, 반일감정으로 미치는 영향과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정오께 둘러본 재팬타운 일대 식당가의 상당수는 20~40대 여성들의 숫자가 많았다. 기업 빌딩이 많이 몰린 곳의 점심시간은 으레 남녀 직장인들을 목격하기 쉽다. 하지만 이곳은 이촌동 지역민들과 재팬타운의 일식 문화를 맛보기 위해 찾아온 여성 관광객, 일본인 관광객이 주를 이뤘다. 

 

트와이스를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답한 20대 여성 일본인 관광객 B씨는 “한국에서 맛있는 일식집이 있다 해서 지도를 보고 찾아왔다. 한국 음식도 맛있지만 한국에서 맛보는 일본 음식이 궁금했다”고 답했다. 그의 답변에서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일감정을 걱정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실제 현장에서 본 일제 불매운동은 엇나간 반일감정으로 치우치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발언으로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고 있지만, 국내 일본 문화와 상권은 이와는 무관하다는 모습이었다. 사진 / 현지용 기자

 

불매운동의 직격타는 일본 식문화를 사랑하는 일반인에게는 특별한 영향이 없는 모습이었다. 반면 이촌동 인근의 용산역에 위치한 유니클로 매장은 매장 전체가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리모델링을 이유로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부 매장이 닫힌 모습이었으나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의 발언이 불매운동을 불 지핀 탓인 버젓이 전시된 제품들은 먼지만 맞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국 국민의 가슴에 지펴진 것은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의 태도에 대한 항의 불매운동일 뿐, 극단적 반일감정으로 인한 인종차별이나 일식 장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어 보인다. 한국인을 도발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와 달리 한국 국민은 불매운동이라는 품격 있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그 안에서 일본 문화에 대한 애정은 엇나간 반일감정과는 무관한 모습이겠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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