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헌혈관리시스템 ‘구멍’...알고도 방치?

헌혈금지약물 복용정보 받지 않고 헌혈사업 추진...제재 수단도 없어

현지용 기자 | 기사입력 2019/10/17 [16:45] | 트위터 아이콘 44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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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사 헌혈관리시스템 ‘구멍’...알고도 방치?

헌혈금지약물 복용정보 받지 않고 헌혈사업 추진...제재 수단도 없어

현지용 기자 | 입력 : 2019/10/17 [16:45]

장정숙 보건복지위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헌혈금지약물 복용 헌혈자를 채혈한 건수가 2740건, 이 중 수혈용으로 출고된 사례는 163건, 의약품 제조를 위한 분획용으로 출고된 사례는 10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셔터스톡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대한적십자사가 채혈 전 헌혈금지약물 복용정보를 받지 않고 헌혈 사업을 한다는 지적을 연달아 받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는 국내 혈액 사업의 90%를 차지하는 가장 큰 헌혈 주관기관이다. 대부분의 헌혈 및 관련 사업 또한 대한적십자사에서 이뤄지는 편이기에, 적십자사는 현혈관리시스템으로 혈액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적십자사의 혈액 안전 관리는 똑같은 잘못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하는 양상이다. 장정숙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헌혈금지약물 복용자 채혈 현황’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하고 채혈한 건수가 274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수혈용으로 출고된 사례는 163건, 의약품 제조를 위한 분획용으로 출고된 건수는 103건에 달했다. 헌혈금지약물은 복용 후 헌혈금지기간이 짧으면 1개월에서 영구적인 수준까지 그 제한이 다양한 수준이다. 때문에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채혈한 혈액에 헌혈금지 약물성분이 포함돼있는지, 수혈 환자는 사실상 알 수 없는 처지라 볼 수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올해에 처음 들어선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적십자사는 장 의원으로부터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는 여드름 치료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건선치료제 등 헌혈금지약물 복용자의 혈액 168건 가량을 출고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013년에도 적십자사는 2011년부터 2013년 9월까지 현혈금지약물 혈액 1089건을 일선 의료기관에 출고했다. 

 

사진 / 장정숙 의원실

 

헌혈 기관은 채혈 전 문진검사를 통해 헌혈자의 헌혈금지약물 복용을 점검한다. 하지만 헌혈자가 제대로 기입하지 않거나 헌혈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잊고 기입할 경우를 감안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군의무사령부, 질병관리본부 등 관련 정보기관으로부터 약물 처방정보를 전달받는다. 이를 토대로 헌혈자의 채혈시점 및 헌혈금지약물 복용 시점을 파악하고, 헌혈금지약물이 포함된 혈액의 출고를 막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적십자사의 무방비한 혈액 채혈 및 출고가 이뤄지는 과정에 대해 적십자사는 ‘관련 의료기관이 처방정보를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에 등록하지 않거나, 정보 제공 지연으로 인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안전 해이는 ‘일부에서 일어나는 정보 누락’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헌혈 사업 추진 전 법무부에 헌혈금지약물 복용 정보 협의를 한 번도 하지 않고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법무부 소속 교정시설의 직원을 대상으로 5369건이나 헌혈을 계속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러한 헌혈 사업 진행에도 절차상 사전에 제재할 법적 수단도 없다. 

 

수혈 감염의 위험성에 대해 장정숙 의원실 관계자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혈 감염에 대해 적십자사도, 복지부도 통계 자료 자체를 만들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보공유만 제대로 이뤄지면 헌혈 출고 전 막을 수 있는 등 촘촘한 관리가 가능하다. 시스템 개편으로 충분히 가능함에도 이러한 상황”이라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2년 611건이던 연도별 수혈 부작용 보고건수는 2016년에 이르러 3293건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헌혈금지약물로부터 헌혈 안전이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음에도, 적십자사는 매년 이어지고 있는 관련 지적을 개선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SW

 

hjy@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현지용 취재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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