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실명제’, 악플 희생 막는 ‘만병통치약’일까?

임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19/10/17 [16:52] | 트위터 아이콘 44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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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실명제’, 악플 희생 막는 ‘만병통치약’일까?

임동현 기자 | 입력 : 2019/10/17 [16:52]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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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연예계 종사자들 중 상당한 비율이 악성 댓글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특정 누군가를 표적으로 삼은 후 마녀사냥으로 인권을 훼손하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성인 뿐만이 아니라 학생들도 이 방법으로 같은 학년의 학생을 따돌림시키는 경우도 엄청나기 때문에, 저는 이 댓글 시스템을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겸 배우 설리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터넷 실명제'를 시행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최진리법(언론 내 인권 보장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달라는 청원은 17일 현재 15천여명의 동의를 얻었고 또 다른 청원들도 500~2700여명의 동의를 각각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1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전국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15일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는 인터넷 댓글 실명제 도입에 찬성한 응답자가 69.5%로 나타났다. 방송인 오정연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실명으로는 표현못할 정도의 부끄러운 글을 굳이 공론의 장에 펼쳐야하는가?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그간 몇 명의 꽃다운 생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끝내 아스러져버렸나"라며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라고 주장했다. 설리의 극단적 선택이 '악플' 때문이었다는 내용이 인터넷 실명제 도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2004'공직선거법'에 선거 시기에는 주민등록번호로 실명을 확인한 사람만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에 글을 쓸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이 담기면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7년에는 '일일방문자수 20만 이상'의 포털사이트 모든 게시판은 주민등록번호로 실명이 확인된 이들만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일명 '일반게시판 실명제'가 의무 도입됐다.

 

당시에는 인터넷 실명제가 국민들의 정치 비판을 막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았고 그렇기에 인터넷 실명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2009년에는 구글이 한국의 인터넷 실명제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한국어판 유튜브의 영상 및 댓글 게시 기능을 정지시킨 일도 있었다.

 

2008년 배우 최진실의 극단적 선택이 각종 루머와 인터넷 악플로 인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국회에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역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반발에 부딪혔고 2012년 헌법재판소는 "본인확인제는 게시판 이용자가 게시판에 정보를 게시함에 있어 본인 확인을 위해 자신의 정보를 게시판 운영자에게 밝히지 않을 수 없도록 함으로써 표현의 자유 중 게시판 이용자가 자신의 신원을 누구에게도 밝히지 아니한 채 익명으로 자신의 사상이나 견해를 표명하고 전파할 익명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면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현재 인터넷 실명제 도입 목소리가 높아도 법으로 규정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의견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해외 SNS의 경우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실용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실명제가 도입이 된다고 해도 악플이 없어진다는 보장이 없으며 오히려 이로 인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의 실명제가 결코 악플과 그 악플로 인한 희생을 막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나친 규제보다는 교육 등을 통해 성숙한 댓글 문화를 만들어야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 역시 자발적인 자정 노력에 기대어야하는 상황이라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명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인터넷 환경이 큰 변화를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실명제 도입을 망설이는 한 이유다.

 

진보네트워크 참세상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실명제가 시행됐을 때도 악플은 존재했고 본인 확인을 하고 가입을 해야하는 사이트들도 있다. 어떻게 보면 실명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실명제가 시행된 상황에도 악플 문제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은 정말 '모호함' 그 자체다. 어떤 것이 악플인지에 대한 개념도 모호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실명제'의 개념도 모호하다. 자기 이름 외에는 쓰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본인 확인을 하고 본인이 쓴 글이 남겨지는 것으로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 일어난 사건도 악플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현재의 인터넷 환경은 인터넷으로만 한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류 미디어와의 상호작용이 있기에 인터넷 댓글만의 문제라고 볼 수가 없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시사주간 임동현 취재부 기자입니다.

"미래는 타협하지 않는 오늘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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