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먹구름 반드시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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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먹구름 반드시 걷어내야 한다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6.02.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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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무능상태 만들거나 사용할 생각 못하게 해야
사진 / 시사주간 DB

북핵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는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른바 ‘코리아 리스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6일 박근혜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더 이상 기만과 위협에 끌려 다닐 수는 없으며, 도발에 굴복해 지원하는 일도 더 이상 안 될 일”이라며 ‘레짐체인지(regime change/정권교체)’까지 거론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강경 드라이브는 예상치 못했던 발언이다. 우리 국회 내에서도 김정은에게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고 시비를 걸던 의원이 있었던 만큼 ‘절대지존’에 대해 대단한 무례(?)를 범한 것이다. 당연히 북한은 온갖 욕을 동원해 비난하고 나섰다. 김정은은 아마 2000년대 초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밀어붙인 이라크 '레짐 체인지'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전략으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사라졌다.    

세계사에서 한때 흥성했던 수많은 나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어도 한민족은 기적적으로 생존해 왔다. 이런 민족에게 지금 미증유의 위기가 닥쳐 온 것이다. 때문에 이제 북핵은 유야무야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무능상태로 만들거나 그게 안 된다면 사용할 생각을 아예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1570년 후반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은 스페인과 전쟁이 임박하자 매우 두려워했다. 그녀는 국민들이 겪을 고통과 영국의 파탄이 눈앞에 떠올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여왕은 전쟁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신하들의 말을 거부하고 펠리페(스페인 국왕)를 자극하지 않고 해군을 증강할 수 있는 자금 마련에 힘썼다. 그녀는 해군제독 드레이크와 짜고 스페인 해상항로를 봉쇄하여 펠리페가 이탈리아 은행가들에게 빌린 이자율을 높이게 만들어 스페인 재정을 혼란에 빠뜨렸다. 여왕은 스페인의 전쟁 비용을 더 많이 치르게 하는 한편 영국의 비용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그녀는 결국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여 대영제국의 기틀을 잡았다. 개성공단 폐쇄도 김정은의 자금줄을 죄어 대북제재의 효과를 발휘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김일성대 출신 탈북언론인 주성하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국가안보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호전성’을 갖는 것이라고 봐요. 까불면 평양까지 밀고 들어간다. 이런 호전성을 보여주면 김정은도 꼼짝 못해요.”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힘이 힘을 억제하는 법이다. 깡패들 세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원칙이다. 힘없는 깡패는 칼을 들고 설친다. 그 칼을 놓게 하는 방법은 상대의 힘과 의지가 워낙 크고 단호해서 아예 칼을 들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긴박한 문제에 열중하는 지도자는 실제보다 강해 보인다. 위기감은 힘을 배가 시키고 강한 추진력을 부여한다. 이런 면에서 박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는 파워풀하다.    

대체로 독재자가 큰 소리 치는 것은 내면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겁에 질린 개가 더 크게 짖는 것과도 같다.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칼에 찔리면서 하는 말이 “고마해라 마이 뭇다 아이가…”다. 우리는 6.25이래 너무나 많이 당해 왔다. 그때 마다 참고 또 참아왔다. 이젠 무작정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마침 우리의 대북전략이 그간의 방위적-소극적 전략에서 공세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상대가 준비되기 전에 먼저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이 싸움의 기본전략이다. 우리는 행동에 앞서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때때로 준비가 갖춰졌다고 생각하기 전에 행동하는 편이 낫다. 개성공단이 그런 경우다. 시저가 루비콘 강을 억지로 라도 건넜기 때문에 로마에 입성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강을 건너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북은 핵을 들고 협박하는 강도가 거세질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세의 셈법도 복잡해 질 것이다.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사태에 대한 대응과 유연한 전략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반드시 보태야 할 것이 국민의 담합이다. 사기가 전염성이 있는 것이라면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두려움과 불만도 국민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것이다. 야당이나 시민단체, 노조 등 모두 국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는 언행을 삼가고 국력에 힘을 더해야 한반도의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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