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탐사]'산은캐피탈 매각' 난항 겪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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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탐사]'산은캐피탈 매각' 난항 겪는 이유!
  • 조희경 기자
  • 승인 2016.03.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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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기는 ‘사조’가 품었지만 ‘전환사채’인수로 반 반 품어!
왼쪽부터 동아원 이희상 회장,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이동걸 산은 회장.  사진 / 시사주간 DB 

◇먹으면 체하거나 토하거나

◇쌍둥이 등에 업은 과부 신세 

[시사주간=조희경 기자] 총 7000억 원 규모의 그룹부채로 일괄 매각에 난항을 겪을 줄만 알았던 뜨거운 감자 한국제분과 동아원은 지난 달 초 사조그룹이 두 기업을 통째로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순탄하게 매각될 수 있었다. 

동아원그룹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계열사 산은캐피탈(산은 지분, 99.92%)과 이음PE가 재무적투자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은캐피탈과 이음PE는 동아원이 발행한 600억 원 규모의 CB(전환사채)를 각각 400억 원과 200억 원으로 나눠, 우선 인수한다. 

동아원과 한국제분의 인수주체인 사조그룹도 총 1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사조그룹은 한국제분이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유상 신주를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했다.

사조그룹의 자회사 사조씨푸드와 사조해표, 사조대림은 한국제분이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신주를 각각 400억 원과 300억 원, 300억 원으로 분배해 인수한다. 

이후 사조그룹은 동아원그룹 이희상 회장이 가진 한국제분의 지분(174만 주) 보유분을 제치고 최대주주(85.16%)로 올라선다.

그러고 나서 한국제분은 사조그룹 자회사들로부터 수혈 받은 자금 1000억 원 중 400억 원을 다시 동아원이 발행한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데 재투자한다. 

이 때부터 동아원그룹의 핵심계열사 동아원의 지배구조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 2월 29일 동아원이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최대 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한국제분이 보유한 주식 수는 22,806,751주다. 비율로 환산하면 34.99%다.

하지만 동아원이 발행한 전환사채 1000억 원 중 600억 원을 재무적투자자 산은캐피탈과 이음PE가 설립한 프로젝트 펀드(PEF) KDB이음제4호가 인수하며 동아원의 지배분배 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환사채는 쉽게 설명, 언제든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회사채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은캐피탈과 이음PE는 PEF설립으로 각각 400억 원과 2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인수했고, 산은캐피탈은 앵커출자자(LP)로 나섰다.

산은캐피탈이 이음 PE와 함께 PEF를 설립해 동아원으로부터 인수한 전환사채의 1주당 주식전환가격은 2054원이다. 따라서 6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주식전환시 산은캐피탈이 출자한 PEF가 가져가는 주식 수는 29,211,265주다. 이는 현재 다트에 공시된 동아원의 최대주주 한국제분의 보유 지분(22,806,751주, 34.99%)과 비교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주식수다.

따라서 뜨거운 감자 동아원그룹을 품은 건 사조그룹 뿐만 아니라 산은캐피탈도 끼어있음을 의미한다. 서로 반반 품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산은캐피탈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99.92%)은 동아원과 한국제분에 이어 산은캐피탈도 M&A시장의 매물로 내논다.

산은캐피탈이 쥐고 있는 뜨거운 감자 동아원을 같이 쥐고 있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6일 산업은행은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의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예비입찰을 승인하고, M&A시장에 공고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이 보유한 산은캐피탈의 지분 99.92%다. 산은은 장부가인 6000억 원 이상의 인수가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산은이 이런 식으로 산은캐피탈을 내놓은 것도 그렇고, 6000억 원 이상의 인수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이 과정이 모두 뜨거운 감자 동아원그룹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겠냐.”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산은이 동아원그룹의 주채권은행이자, 산은캐피탈은 이음PE와 함께 PEF를 설립, 동아원이 발행한 전화사채 600억 원 규모를 인수한 투자회사기 때문이다.

더불어 뜨거운 감자 동아원그룹이 품고 있는 총 부채 규모 6000억 원 정도를 헤아려 볼 때, 사조그룹이 제 아무리 자본금 3조원 규모의 튼튼한 회사라고 할지라도, 제 살을 깎아먹으면서까지 자금력을 동원할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서다. 

사조그룹의 인수로 당장 동아원그룹의 만기가 도래 할 상환부채 2133억 원 중 1000억 원 정도는 해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동아원그룹의 남은 부채 6000억 원 규모는 아직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오는 6월부터 동아원그룹의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들부터 탕감하고 들려면 인수주체인 사조그룹보다는 주채권은행인 산은의 입장이 더 난감하다 할 것이다.

사조그룹이 동아원그룹의 도래할 남은 부채 6000억 원 규모를 탕감하지 못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도리어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힐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 산은은 동아원을 품은 금융자회사 산은캐피탈의 지분 99.92%를 M&A시장의 매물로 내놓고,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업체 3곳과 인수가를 놓고 조율·협상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의 인수가격 협상 여부에 따라 동아원그룹의 존폐여부도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산은캐피탈의 인수자가 뜨거운 감자 동아원그룹은 품은 최종 인수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음이다.

비록 사조그룹이 동아원그룹의 지주사 한국제분의 경영권을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곤 하나, 한국제분이 보유한 동아원의 지분(22,806,751주)과 산은캐피탈이 앞으로 전환 가능한 주식 수(29,211,265주)를 헤아릴 때, 언제 어떤 식으로 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뀔지 여부는 아무도 예상하기 어려워서다. 

뜨거운 감자 동아원을 품은 산은캐피탈을 누가 6000억 원이나 주고 품을지 모든 투자업계가 관심 있게 바라보는 뉴스다.

한편 동아원은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 등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 박홍주 산은캐피탈 투자금융부 팀장은 사외이사직에 후보로 올랐다. 이와 관련 동아원은 “산은캐피탈이 재무적투자자인 관계로 기업경영 감시 차원에서 후보로 등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W

ch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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