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여야 협치 위한 개헌 추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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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여야 협치 위한 개헌 추진' 주장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6.05.1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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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 주최 '20대 국회 협치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 및 제창 불발에 발맞춰 여야 협치를 위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그 의도를 놓고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학회·경기도 주최 '20대 국회, 협치 가능한가' 학술대회에 참석해 "최근 3당 원내지도부와 대통령간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좋은 방안을 강구하겠다,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해놓고 3일만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종이를 찢어버렸다"며 "이렇게 해갖고 다시 국회에서 협치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협치를 하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개헌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개헌을 통해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국회에서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견해를 밝혔다. 행사장 밖으로 나온 박 원내대표는 발언의 취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통령 중심제에서 대통령이 바뀌지 않으면 협치는 불가능하다. 그 예가 이번"이라며 "개헌을 통해 내각제든 이원집정제든 여러가지 제도적으로 바뀌어야만 민의를 중심으로 한 국회와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의 이날 개헌 추진 발언은 일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국가보훈처와 박 대통령을 겨냥한 압박으로 읽힐 수 있지만 그 속에는 정치적 실리를 따진 전략이란 분석이 있다. 

현재 개헌에 대해서는 여야 3당 모두 미묘한 반응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개헌의 필요성은 심심찮게 언급됐다. 김무성 전 대표도 공개적으로 개헌을 강조한 바 있고 당내 비박계 사이에서도 개헌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개헌선(200석)을 목표로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안에서도 개헌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여기에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간 개헌 언급에 강하게 부정적 의사를 피력한 바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임기가 이젠 1년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에 박 대통령도 전향적으로 이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개헌을 추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재적 3분의 2 의석을 동원하려면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완벽하게 손을 잡거나 아니면 3당이 공히 의견을 모아야 한다. 여기에다 더민주에는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에는 안철수 대표 등 강력한 대선주자가 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이들이 현행 대선 방식을 변경하는 데 동의하긴 어려워보인다.

그럼에도 박 원내대표가 갑자기 개헌론을 꺼낸 든 데에는 나름대로의 정치적 셈범이 들어있는 듯 하다. 개헌론이 정치권에서 이슈화할 경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내 개헌 찬성 의원과 반대 의원들의 의견이 갈리면서 큰 틀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원내대표가 애드벌룬이라도 한번 띄워놓고 정가의 반응을 탐색해보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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