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점]SK텔레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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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점]SK텔레콤의 딜레마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6.06.1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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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루머 유포자 경찰 신고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7일 남대문경찰서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사설정보지(찌라시)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박지윤 기자정부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가 6개월을 넘긴 가운데 악성 루머까지 퍼지면서 SK텔레콤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인수합병 승인의 열쇠를 쥔 공정거래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심사결과 발표설을 부인했고, SK텔레콤은 악성 루머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사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7일 남대문경찰서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사설정보지(찌라시)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카카오톡 등을 통해 지난 9일 퍼진 루머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SK그룹 내에서 굳이 인수작업을 계속해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팽배하다' '최근 CJ헬로비전의 고객 부풀리기 및 탈세 수사건에 대한 언론 제보가 SK측 작업일 것이란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수 추진 과정에서 정부당국의 불협화음과 언론의 부정적 보도로 SK그룹이 입은 이미지 손실이 더 크다' 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SK텔레콤은 수차례 악성 소문에 시달렸지만 공식 대응을 하지 않아왔다. 민감하게 일일이 반응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란 까닭에서다.

하지만 지난 9일 퍼진 루머에 결국 강경 대응하기로 입장을 바꾼 데에는 SK텔레콤의 갑갑한 심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근거없는 루머가 방치되면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인수합병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유사 피해가 우려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SNS에서 해당 찌라시가 유통된 경로를 역추적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다"며 "이번 주(6월 넷째주) 관계자 소환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를 일단락한다는 관측을 부인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17일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미래부 기자단 워크숍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는 얘기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달 넷째주 발표라면 지금쯤 우리가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공정위의 CJ헬로비전 심사 결과 발표를)미리 알 수 있는 과정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부의 문의에 대해 "CJ헬로비전 심사결과 발표는 당장 없다"고 공식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수합병 심사가 장기화되고 악성 루머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정부당국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인가 신청서를 제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SK텔레콤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통신방송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큰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 심사가 역대 최장 심사기록을 넘어섰다는 여론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심사기간이 6개월을 넘긴 인수합병 사례는 2014년 에실로아메라인베스트먼트의 대명광학 인수건(약 12개월 심사·불허), 2012년 롯데쇼핑의 CS유통 인수건(약 7개월 심사·조건부 승인) 등이 있었다.

공정위 측은 지난 17일 "기업결합유형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이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심사기간의 장단을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건에 대해)발표 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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