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甲은 상시 유턴을 허용하는 구역 내에서 정상적으로 흰색 점선인 표시선을 넘어 유턴을 하다가 반대차선에서 오는 乙의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냈습니다. 실제로 반대차량에 부딪혀 甲은 중상을 입었으나 乙은 가벼운 부상에 그친 상태입니다. 甲은 사고가 난 지점이 중앙선을 넘은 지점이라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앙선 침범사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 두렵습니다. 甲의 사고가 중앙선 침범사고에 해당하는지 궁금합니다.
A :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에서는 ①신호위반, ②중앙선침범, ③제한속도보다 20km이상 과속, ④앞지르기 방법위반, ⑤철길건널목 통과방법위반, ⑥횡단보도사고, ⑦무면허운전, ⑧음주운전, ⑨보도침범 ⑩승객추락방지의무위반, ⑪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 의무위반을 11대 중과실사고로 규정하여, 이러한 항목들을 위반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운전자는 합의나 보험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甲이 상시 유턴을 허용하는 안전표지에 따라 유턴허용구역인 흰색 점선 표시선을 넘어 유턴을 하던 중, 전방주시의무를 태만히 한 채 유턴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비록 마주오던 乙의 차량에 부딪혔다고 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 문제는 甲의 사고를 중앙선 침범사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인데, 유턴허용구역의 흰색 점선을 중앙선으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유턴허용구역의 흰색 점선의 표시선 전후에는 황색 실선의 중앙선이 있으며, 중앙선 표시가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중앙선 침범사고가 인정되므로, 도로의 중앙에 설치된 차선은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더라도 중앙선으로서의 기능을 겸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甲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앙선 침범사고로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 규정하는 중앙선 침범 사고는 교통사고의 발생지점이 중앙선을 넘어선 모든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경우로 한정해석 해야 한다.”고 하면서, “중앙선 침범 사고는 교통사고가 도로의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전한 행위로 인해 일어난 경우, 즉 중앙선 침범행위가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경우를 말하며, 중앙선 침범행위가 교통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면 교통사고가 중앙선 침범운행 중에 일어났다고 하여 이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甲이 낸 교통사고와 일반적인 중앙선 침범사고 사이에는 가해자의 과실의 정도나 그 비난가능성에 있어서 차이가 큽니다. 비보호 좌회전허용구역에서 신호에 따라 좌회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경우에 과거에는 신호위반으로 운전자가 처벌되었으나,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신호위반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결국 비보호 좌회전허용구역이나 상시 유턴허용구역에서는 원칙적으로 전방의 교통에 주의하면서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구역이므로, 각각 운전을 함에 있어서 사고발생의 방지를 위한 주의의무의 내용이나 정도가 매우 유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동일한 교통사고에 대해서 비보호좌회전으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사고를 낸 경우에는 처벌을 면하지만, 거의 유사한 경우인 상시 유턴허용구역에서의 교통사고를 처벌하게 되면 양자간 형평성에 있어서 문제가 되므로 처벌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상시 유턴허용구역에서 유턴을 하는 자에게는 일반적으로 중앙선을 ‘침범’한다는 인식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허용구역에서의 유턴은 일정한 경우에 허용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중앙선 침범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甲은 유턴을 함에 있어서 지켜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에 대한 책임을 질 뿐, 중앙선 침범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사고를 일으킨 것이 아니므로 중앙선 침범사고로 볼 수 없습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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