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흑(黑)역사 ①] 편법‧탈법‧고금리 ‘3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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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 흑(黑)역사 ①] 편법‧탈법‧고금리 ‘3중주’
  • 성재경 기자
  • 승인 2017.03.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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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외면 행보 ‘빈축’…전체 저축은행 중 제제건 최다 ‘불명예’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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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성재경 기자]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최근 행보를 두고 업계 안팎으로 볼멘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사태’ 이후 업계가 경영 체제 전문화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대주주 불법대출 ▲BIS비율 부풀리기 ▲금품수수 및 횡령 등의 고질병이 좀처럼 치유되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그 선두에 SBI저축은행이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 금융당국 제재에도 꿈쩍 않아…멈추지 않는 ‘고금리 장사’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 저축은행 79개사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제제 조치는 총 111건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많은 제제를 받은 저축은행은 업계 선두 SBI저축은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 11건의 제제를 받았으며 현대ㆍ웰컴저축은행(5건), OSBㆍJT친애ㆍ예가람ㆍ동부저축은행(4건), HKㆍNHㆍ푸른ㆍ대아ㆍKB저축은행(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요 제재 조치는 대주주 등에 대한 불법대출‧이익제공(8건), 신용과 담보대출 초과(14건), BIS비율 부풀리기(13건), 금품수수‧횡령(2건) 등이다. SBI저축은행은 금품수수‧횡령을 제외한 3가지 항목에 모두 포함되는 진귀한(?) 기록을 세워 사회 안팎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이런 불법 행위가 금융당국의 엄벌에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오너의 도덕적 해이 ▲내부감시 장치 무력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저축은행검사국 관계자는 “대주주 등에 대한 불법대출은 금감원도 가장 엄중하게 조치를 취하는 부분이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대주주나 경영진이 법과 원칙을 지키는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I저축은행의 운영행태는 여전하다. 가뜩이나 가계부채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대다수 일반 서민들의 고충을 헤아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연이율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대부업체와 같은 금리를 적용하는 등 ‘고금리 장사’를 펼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20.89%이며 20%이상 금리 비중도 60%이다. 이러한 고금리 적용을 두고 업계 내에서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 정도다.  

◆ ‘사잇돌2대출’ 판매외면…서민 소비자 ‘나 몰라라’ 비판  

설상가상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사잇돌2대출’ 영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SBI저축은행의 대표 중금리 상품인 ‘사이다’가 출시 1년여 만에 2천 600여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정책 금융상품인 ‘사잇돌2’의 공급을 등한시해 일반 서민 고객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잇돌2대출’은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원회 주도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지난 달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다르면 SBI저축은행은 ‘사잇돌2대출’을 3억 원 미만 판매해 저축은행중앙회의 중금리 신용대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중금리 상품이 ▲평균금리 18% 이하 ▲중저신용자(4~10등급) 고객 70% 이상 대출 ▲직전 월 판매실적 3억 원 이상인 상품에 한해 공시를 허용하며 상기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최소한의 대출 규모인 3억 원을 채우지 못해 공시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자사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가 지난 1월 한 달 간 판매 금액은 269억 원에 달한다. 약 90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여타 대형 저축은행들이 ‘사잇돌2대출’에 적극적인 것과 대비돼 소비자들의 눈살을 더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업계 2위인 저축은행의 경우 자사 중금리 상품보다 ‘사잇돌2대출’ 판매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SBI저축은행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동 기간 자사 중금리상품 ‘중금리OK론’은 47억 원, ‘사잇돌2대출’은 64억 원 각각 판매했다. 상품 출시 이후 지난 1월까지 누적 판매치는 각각 166억 1700만 원(중금리OK론), 341억2300만 원(사잇돌2대출)이다.    

이를 두고 “SBI저축은행이 자사 상품 판매에는 열을 올리면서 정책 상품 판매는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의지가 중요한데, (SBI저축은행의 경우) 사실상 손을 뗀 것”이라고 전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출 고객들이 사잇돌 상품보다 사이다가 금리 수준이 낮다 보니 사잇돌을 찾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잇돌2’가 출시 전부터 보증 보험료, 신용평가 모형 등과 관련해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을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들의 각종 중금리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율 ▲취급금융기관의 보증보험료 부담 ▲낮은 승인률 등 다방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져 소비자들이 쉬이 선택하는 상품이 아니긴 하다.   

그렇기에 일견 SBI저축은행의 해명이 일리가 있는 듯 보이지만 서민들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사잇돌2’와 비슷한 판매 상품인 ‘햇살론’의 취급실적을 비교해보면 SBI저축은행 측의 설명이 ‘면피성’ 설명임을 알 수 있다.   

‘햇살론’은 정부가 저신용 서민들을 위해 출시한 정책 금융상품으로 평균 이자율은 10% 미만인 상품이다. 만약 SBI저축은행의 주장이 참이라면 이자율 경쟁력에서 단연 수위를 점할 수 있기에 ‘햇살론’의 판매고가 연일 고공행진을 펼칠 것 같지만 실제 판매실적은 그 예상에서 한참 벗어난다.   

SIB저축은행의 사이다‘ 판매고가 상품 출시 1년여 만에 2천 600여억 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반면 첫 상품 출시 후 5년여가 지난 ’햇살론‘ 판매실적은 3천 200여 억 원 규모에 그친다.(2016년 6월 기준)    

여타 저축은행들의 ‘햇살론’ 판매고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 명확해진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3조 4천억 원)이 3천 600여억 원을, 한국투자저축은행(2조 원)이 5천 700여억 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SBI저축은행의 그것은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에 대해 SBI저축은행 측은 “지난 2015년 하반기까지 적자를 면치 못해 서민 금융상품보다 고금리 상품인 ‘바빌론’의 판매에 집중했지만 그 이후 흑자로 전환되면서 서민금융상품을 집중적으로 취급해 지금은 실적이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떠안은 부실을 메꾸기 위해 서민들에게 고금리 부담을 안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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