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왜 중고차 사업서 손 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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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왜 중고차 사업서 손 뗐나?
  • 성재경 기자
  • 승인 2017.11.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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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원칙에 따라 SK엔카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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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성재경 기자] SK가 17년만에 중고차 사업을 접었다. SK엔카닷컴을 매각하고 차량공유와 자율주행서비스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는 지난 20일 국내 1위 온라인 중고차 중개 사이트 'SK엔카닷컴' 보유지분 전량(50.0002%)을 호주합작사 카세일즈홀딩스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처분금액은 2050억원으로 SK 자지자본의 0.48% 수준이다. SK측은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엔카는 지난 8월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SK그룹은 비주력 자산 매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원칙에 따라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엔카는 1999년 최태원 회장의 비전 프로젝트에 따라 SK의 사내벤처로 출발했다. 이어 2000년 12월 별도 독립법인인 엔카네트워크로 분사한 후 2013년 5월 SK C&C에 합병됐다.

이후 SK C&C가 호주 온라인 자동차기업인 카세일즈홀딩스에 지분 49.99%를 넘기며 합작사 형태의 'SK엔카닷컴'을 운영해왔다. SK엔카닷컴은 이번 매각으로 호주 카세일즈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됐다.

SK는 이에 앞서 전국에 26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 중고차 유통업체 'SK엔카직영'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SK엔카가 중고차 시장 1위였지만 점유율이 10%대에 못미쳤고, 진입장벽이 낮아 성장에 한계가 있는 점도 사업 정리의 이유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고차 판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으며, SK엔카는 이 때문에 매장을 늘리는데 한계를 겪었다.

SK는 중고차 사업을 접는 대신 카셰어링, 자율주행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SK그룹은 '딥 체인지'를 통해 대내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최태원 회장 역시 최근 차량공유서비스, 자율주행 등을 강조하며 사업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SK는 2015년 국내 1위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쏘카에 투자했으며, 지난 5월에는 쏘카와 말레이시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9월에는 독일 다임러AG 등과 함께 미국 개인간(P2P)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TURO) 지분 투자에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SK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태원 전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분 48.5%를 소유하고 있던 SK C&C는 계열사들로부터 SK엔카를 750억원에 사들여 수천억원의 차익을 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총수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등을 막는 재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 역시 지분 매각, 계열사 매각, 인수·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계속 보유하고 있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 사업 재편 등 여러 이유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SW
 

sjk@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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