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선고에 시민들 반응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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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선고에 시민들 반응 각양각색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8.04.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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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징역도 부족" vs "출소하면 90세"
 오후 2시께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앉아 중계방송을 기다렸고 걸어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다시피 하며 TV 주위를 에워쌌다. 사진 / YT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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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도훈 기자] 6일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가 TV로 생중계되자 시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이 선고되자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3대의 텔레비전 앞은 재판 시작 전부터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중계방송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오후 2시께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앉아 중계방송을 기다렸고 걸어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다시피 하며 TV 주위를 에워쌌다.

 재판이 시작되며 TV화면을 일제히 응시하던 시민들은 1시간 넘게 재판이 진행되자 휴대전화를 보거나 다른 곳을 쳐다보며 무료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3시50분께 선고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다시 중계방송으로 눈길을 돌려 집중했다.

 TV화면에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이란 자막이 흘러나왔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선고 나왔다" "24년형 최순실은 얼마였나"며 관심을 보였고 한 남성은 눈이 커지며 스마트폰으로 다른 뉴스들을 확인해보기도 했다.
 
 형량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인천에 사는 장영호(53)씨는 "24년형이면 100% 만족은 아니더라도 적당하다"며 "세월호 사건 등을 보면 50년 이상을 줘야 하겠지만 나이도 있다"면서 "본질적으로 몇년을 받느냐보다 형을 끝까지 마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정치인이 특사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야 한다. 서민들은 형을 다 살고 나온다"라며 "박 전 대통령은 형을 끝까지 살면서 자기반성을 꼭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민주(17)양은 "국민의 세금으로 개인적인 욕심을 추구한 박 전 대통령에게 24년, 180억원은 부족하다"며 "형을 살면서 진짜 반성을 할지도 의문이다. 24년이 아니라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에 사는 교사 심호수(34)씨도 "무기징역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며 "2심, 3심 진행돼 형량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부산 시민 김모(65)씨는 "박 전 대통령의 징역이 24년이면 적당하다"면서도 "벌금 180억원은 너무 적다. 실제 국정농단을 벌이면서 최순실과 뒤로 모아둔 돈이 얼만가. 벌금이 실제 추징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 호남선 대합실에서 만난 경북 김천에 거주하는 원대섭(51)씨도 "(형량이) 너무 짧다. 무기징역도 부족하다"며 "대법원 가면 또 (형량이) 깎일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사법부를 더 불신하게 됐다"며 언성을 높였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TV를 통해 시청하던 양석하(60)씨는 "박 전 대통령은 주범이라고 생각하는데 24년은 너무 짧아 아쉽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형량이 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만약 이번 형이 확정돼 박 전 대통령이 만기출소하면 90세가 된다.

 서울역 대합실에 있는 장·노년층 시민들 사이에선 선고가 나오자 "24년이면 너무하다"라며 투덜대는 소리가 들렸다.
 
 구모(62)씨는 "24년형은 좀 많지 않나.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는데 감옥에 그렇게 오래있어야 하다니"라며 "사실 박 전 대통령을 생각하면 눈물도 나고 마음이 아프다"라며 혀를 찼다.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3대의 텔레비전은 이날 일제히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중계방송을 틀었다. 대합실 의자가 가득차자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앉아 중계방송을 기다리기도 했다.

 고속터미널 호남선 대합실에 마련된 텔레비전 앞도 선고 중계방송을 시청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100여석의 대합실 의자는 일찌감치 가득 찼고 수십명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일어선 채로 방송에 집중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마련된 TV 앞도 여행용 가방을 들고 귀국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뉴스를 실시간 검색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상당수 시민은 선고 생중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유세현(24)씨는 "정말 중요한 사건에 대해 국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청주 오송에 사는 교수 이병엽(62)씨는 "전직 대통령의 재판인 만큼 판결 내용이 모두에게 공개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생중계가 '박 전 대통령 망신 주기'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보였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양천구 거주 양모(76)씨는 "현 정부와 법원이 짜고 망신을 주기 위해 생중계하는 것"이라며 "탄핵하고 재판하는데 생중계까지 하는 건 박 전 대통령 1명을 망신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대구에 사는 김영화(67·여)씨는 이날 서초동에서 열리는 태극기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김씨는 "인민재판과 다름 없다"며 "최순실이란 여자의 잘못을 모두 박근혜 대통령에게 떠맡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선고 공판을 열고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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