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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시장에와서 남수(거짓말)치며 사는 일도 만만찮았지만 다른 사람을 속이고 사는게 이상하게도 야릇한스릴을 주는 것이었다.
미스왕은 “아이코, 이거 내가 무슨생각 하는 거여. 전두한이 부른다는데 가봐야지” 하며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린 미스왕은 비싸게 사서 잘입지 않는 롱원피스를 입고 화장을 좀 짙게했다. 그리곤 샌들을 신고 딸딸거리며 전두한의 사무실로갔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전두한과 노태오가 화투를 치고 있는 참이었다. 평소 같으면 본체만체하던 두사람이반색을 하며 땅판사촌 처럼 반겼다.
“어어어여…어서와. 오느라고 수고했어, 안덥나? 머…머할래커피? 아이구, 니그래 입으이 천사 났다 천사났어. 아이쿠, 우리 미스왕 인자보이 아주 한인물하네.
”전두한이 퉁하고 퉁기자 노태우가 질세라 가락을 넣는다.“아, 그라고 보이 그렇네. 니 미스코리아나가도 되겠다. 야…이동네에 이런 미인이 다있네.”“고마비행기 태우이소. 잘못하마 떨어져예.
”“아, 그래. 할할할…우쨌든여 앉어라. 내 니한테부탁이 있어 불렀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그런일 아이가.”“먼데그래예?”미스왕이 궁금해 죽겠다는듯 물었다.
그러나 그건 내숭이었다. 미스왕이 누군가? 왕정치 아닌가? 왕년에 청량리에서 눈치 코치밥 얻어 먹고산 빠꼼이다. 대충 짐작이 안가는건 아니었지만 정확히 알고 대응하려는 것이다. 잘하면 한건 할수도 있겠다 싶은 꽁심이 없지도 않았다. [89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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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복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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