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車업체 배기가스 방출량 조작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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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車업체 배기가스 방출량 조작 포착
  • 박지윤 기자
  • 승인 2018.07.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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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 / AP 


[시사주간=박지윤 기자] 유럽연합(EU)이 자동차 제조업체의 배기가스 방출량 조작 정황을 포착했다. 오는 2020년 WLTP(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의 발효를 앞두고 방출량을 오히려 높이는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 공동연구센터(JRC)는 5페이지 분량의 미공개 보고서를 통해 "114개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일부 자동차 회사가 테스트 차량의 설정을 WLTP 기준에서 (방출량을)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JRC는 "동일한 차량의 배기가스 방출량을 현행 유럽연비측정방식(NEDC)으로 측정할 경우 가능한 한 방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른 설정이 돼 있는 것을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일부러 다 써 가는 배터리로 테스트를 진행해 테스트 도중 배터리 충전을 위해 추가 연료를 소비하게 하는 식이다. 또 배기가스 방출량을 줄이기 위해 유휴 상태일 때 엔진을 끄는 시스템을 비활성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어변속 전략 등도 포착됐다.

이는 EU가 지난해 11월 자동차 제조업체에 요구한 방출량 감소 기준에 보다 쉽게 도달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EU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2020년~2025년까지 방출량의 15%, 2030년까지 30%를 감축하라고 지시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소재한 비영리 단체 '교통&환경' 이사 윌리엄 토트는 "그들은 WLTP를 조작해 2025년, 2030년 목표에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WLTP 기준이 본격 시행되면 자동차 제조업체는 제대로 된 결과를 내고 이에 따라 더 쉽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JRC는 평균적으로 WLTP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독립적인 WLTP 테스트에서 측정된 것보다 4.5%, 최대 13%까지 높았다고 밝혔다. JRC는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업체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미구엘 아리아스 카네테 EU 기후담당 집행위원은 FT에 "우리는 속임수를 목격했다"며 "출발점을 진실로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미래 감축 목표의 기준은 측정된 값에 기초하는 것을 분명히 할 것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WLTP 측정치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EU는 적절한 집행을 감시·지원하는 한편 필요한 경우 WLTP의 개정까지 감수할 것을 밝혔다. SW

p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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