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남 북 이산가족 상봉 카운트다운 오매불망 기다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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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이는 남 북 이산가족 상봉 카운트다운 오매불망 기다렸소~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8.08.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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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상봉단은 오는 19일 강원 속초시에 마련된 숙소에서 한적 관계자들로부터 방북 교육을 받고, 20일~22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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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기현 기자] 2년10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남측 상봉단 가족들이 재북(在北)가족에게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지 고심이 가득하다.

남측 가족들은 추억을 상기할 수 있는 사진부터 북측의 부족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 현금(달러), 옷·양말, 가정 상비약 등 생필품, 초코파이, 라면 같은 식료품까지 다양한 선물들을 고민하고 있다.

형과 형수, 조카를 만나는 이수남(77)씨는 가족사진과 함께 50~60년 전 호적등본, 형의 초등학교 졸업증 등을 가져가 추억을 나눌 생각이다.

또 이씨는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약품과 약간의 현금, 과자, 사탕, 화장품 등도 함께 준비 중이다. 이씨는 "초코파이도 가져가고 싶었다"며 "'녹는다'는 조언을 들어 안가져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카들을 만나는 박홍서(88)씨도 함께 볼 옛날 사진들과 함께 생필품 등을 가져갈 예정이다.

박씨는 "가전제품은 전압이 맞는지도 몰라서 준비하기가 그렇다"며 "약국에서 파는 약품과 화장품, 그리고 시계 같은 것 을 좀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형수와 조카를 만나는 임응복(77)씨는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치약, 칫솔, 양말, 속옷 등 생필품을 사서 갈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너무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거니와, 처음 만나게 되는 가족들도 있는 만큼 어떤 선물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조카와 조카며느리를 만나는 이춘애(91·여)씨는 "큰아들이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큰아들 입장에서 외삼촌이 사망하고 사촌들만 있어서 뭘 준비할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조카를 만나는 이춘자(90·여)씨 역시 조카들에게 어떤 선물을 줄지 고민 중이다. 이씨는 "남북이 절충하고 있는 거 같다"며 "뭘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떨어져 있었던 만큼 가족들 살림에 하나라도 더 보태고 싶지만, 현금이나 사치품 등에는 제한이 있어 고민하는 가족들도 있다.

조카를 만나는 강화자(90·여)씨는 선물을 신경쓸 여력이 부족해 딸 김연숙(64)씨가 대신 선물을 준비 중이다.

김씨는 "화장품이나 영양제 같은 거 준비할 생각"이라며 "현금을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 정 그러면 달러를 조금 가지고 가도 된다고 하긴 하던데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형수와 조카를 만나는 고호준(77)씨는 "예전에는 달러(현금)를 가지고 가서 용돈을 주고 했다는데, 이번에는 '현찰은 안 된다'고 한다"며 "옷은 치수를 모르니 좀 그렇고, 요즘 한국에 밥솥이 좋으니까 그거 하나 사놨다. 화장품하고 사서 가려 한다"고 전했다.

68년만에 딸을 만나는 황우석(89)씨는 가락지를 전해주고 싶지만 어려워졌다. 황씨는 "안내문에 보니까 금, 은 이런 건 안 되더라"며 "태엽 감는 시계와 자동시계는 10만원 미만은 가능하다. 그거나 갖다 줄까 싶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한적) 관계자에 따르면 한적은 이번 남측 상봉단 가족들에게 추억을 상기할 수 있고, 되도록 소지하기 간편하고 가벼운 선물을 준비하도록 권하고 있다.

또 생필품·의약품 등은 허용하지만 식료품은 가급적 피하도록 하고, 화장품이나 시계 등은 10만원 이하까지만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현금 전달은 가능한 자제하고 현물 위주로 하되, 정치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물품이나 사치성 물품에 대해서도 전달을 자제시키고 있다.

한편 남측 상봉단은 오는 19일 강원 속초시에 마련된 숙소에서 한적 관계자들로부터 방북 교육을 받고, 20일~22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가족들과 만날 예정이다. SW

kk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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