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은 칼럼] 윤이상, 박경리 선생에게서 새해 화두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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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은 칼럼] 윤이상, 박경리 선생에게서 새해 화두를 얻다
  • 김재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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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과 마주하며 새해의 화두를 얻는것, 그것은 또 다른 인생의 여정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사진 / 김재은 칼럼니스트


[
시사주간=김재은 칼럼니스트] 사람이 죽으면 지옥과 극락(천당)의 갈림길에서 죽음의 사신으로부터 질문을 두 개 받는다고 한다.

‘진정 기쁘게 살았는가’와 ‘누군가를 진정으로 기쁘게 하였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희노애락의 비빔밥 같은 인생살이에 ‘기쁘게’만 살 수는 없기에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는 어느 누구도 쉽지 않으리라.

하지만 진정으로 기쁘게 살기 위해 애쓴 사람이라면 뭔가 할 말이 있었을 것이다.

기쁘게 살기 위해 삶을 ‘즐겼을 것’이고,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눴을 것’이고, 누군가의 아픔에 ‘위로하고 응원을 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기쁨을 누렸던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을 것이기에 그렇다. ​누구나 언젠가는 생을 마감한다.

우리는 영원히 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긴 시간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 여기지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종착역에 빨리 도착할 수도 있다. 그러니 ‘기쁜 삶’을 무작정 뒤로 미룬다는 것은 그런 삶을 포기하는 것이라 해도 무리가 아니다. 지금 내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엊그제 새해 인사를 나눈 것 같은데 유수(流水)를 넘어 쏜살같이 흘러간 세월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새해가 되면 다시 작심삼일의 ‘비난’을 무릅쓰고 우리는 새로운 다짐을 하며 계획을 세우곤 한다. 결과를 떠나 ‘새로운 시작’을 향한 발걸음에 큰 박수를 보낸다. 

여기서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가 있다.

이번 새해에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다.

여러 가지로 더 어려워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 앞에 주눅 들지 말고 ‘새로운 생각’을 해 보자는 것이다.

수천 년의 인류 역사를 보면 ‘어렵지 않은’ 때가 어찌 있었으랴.

수많은 사람들이 역사속에서 나름의 인생을 위해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지조차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다. 많은 것을 누리고 가득 채우며 살았을지는 몰라도 역사 또는 누군가의 마음에 기억되기는커녕 ‘지나가 버리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우리가 의도적으로 ‘기억되는’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삶’을 살아가려는 꾸준한 발걸음으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 의해 그렇게 기억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세기의 거장 윤이상 선생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사진 / 김재은 칼럼니스트

지난해 끝자락에서 아름다운 통영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거기서 만난 윤이상, 박경리 두 거인으로부터 삶의 화두를 얻었다. 수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했던 세기의 거장 윤이상 선생, 문학을 위해 목숨을 건 고투와 헌신, 인고의 세월을 넘어 한국 문학의 봉우리가 된 박경리 선생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을 수 있지만 생각보다 길 수도 있다. 그러니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삶’, ‘하고자 하는 삶’에 집중하되 ‘꾸준하고 즐거운’ 발걸음을 할 필요가 있다.

행운을 얻어 온 한 번뿐인 인생을 오롯이 ‘나’로서 살아가는 길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새해 아침, 새로운 기운 속에 ‘어떻게 살 것인가’의 중심에 ‘나다운 삶’을 한 해 삶의 화두로 삼아 뚜벅뚜벅 걸어가 보자. 그래야 훗날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몰랐다’라는 묘비명을 새기지 않을 테니까. SW

kje@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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