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미국이 경기도 성남 소재 ‘탱고(TANGO)’ 지휘소와 군산 공군기지 예산을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용 예산으로 전용(轉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18일(현지 시각) 미국 CNN, AP, 로이터 통신 등 언론은 미국방부가 이런 내용을 담은 국방 분야 건설사업 리스트를 의회에 송부했다고 보도했다.
탱고는 한미연합사의 전시 지휘 시설 벙커다. 탱고는 ‘Theater Air Naval Ground Operations’의 약어로 '전구(戰區) 육·해·공 작전 지휘소'라는 의미다. 북한 핵무기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다. 생화학무기 공격에도 대처할 수 있으며 외부 지원 없이 약 2개월간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 개량형 KH-12 정찰위성, U-2 정찰기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다. 탱고 내에는 한국군 고위 관계자도 허가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는 ‘스키프(SCIP)’라 불리는 극비 구역도 있다. 여기에는 각종 미 정찰 장비와 정보기관들의 정보가 망라돼 있다. 탱고의 심장부는 지휘관들이 전장 상황을 대형 화면을 통해 한눈에 보면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전쟁룸(War Room)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백 개 국방 분야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약 4조 8650억원, 올해 책정된 예산은 약 8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성남의 탱고 지휘통제시설 사업은 올해 약 200억원, 주한 미 7공군 예하 8전투비행단 소속 F-16 전투기 2개 대대 등이 배치된 군산 공군기지의 드론 격납고 사업은 지난해 약 60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러나 이 리스트는 현재 검토 대상으로 예산 전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이 안대로 진행된다면 전쟁 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부터 연합 군사훈련을 잇달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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