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외대 채플이 지핀 소년범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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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산외대 채플이 지핀 소년범죄 논란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03.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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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부산 사상구 엄궁동에서 인근 중학교에 다니던 여중생 수명이 한 여중생을 흉기를 사용해 무차별로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참혹한 범죄에 국민 여론이 들끓었음에도 정부는 소년법 폐지에 대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놔 소년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 여론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채플 과목 당시 2017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를 옹호했다는 채플 진행자의 발언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부산 사상구 엄궁동의 한 공장 근처에서 인근 중학교에 다니던 여중생 수명이 한 여중생을 집단으로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또 피해학생이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쓸 정도로 심각한 폭행을 당한 사진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여기에 해당 폭행이 과거 1차 폭행에 이은 계획적인 보복성 2차 폭행이었다는 점과 보호관찰을 받은 상황에서 흉기를 이용하고 성폭행 위협, 증거 은폐 및 감형을 위한 자수 등 심각한 문제들이 연이어 밝혀지기도 했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초등생 살인사건에 이어 강력 소년범죄가 벌어져 당시 여론은 최근까지도 소년법 폐지 및 가해 학생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뜨거웠다. 그러나 정부는 소년법 폐지의 현실적 불가능성을 강조하고 사법부는 폭행 가해자 일부를 소년원으로 송치 처리해 시민사회는 현재까지도 이 같은 처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실정이다.

◇ 부산외대 채플로 지펴진 소년범죄 옹호 논란

이런 와중에 지난 20일 부산외대에서는 1학년 신입생들의 의무 수강 과목인 채플 강의를 진행하던 도중 한 초청 목사의 발언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A 목사는 당일 정오께 부산외대의 채플실에서 채플 강연을 진행하면서 2017년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을 언급했다. 그런데 A 목사는 폭행 피해 학생의 일부 피해사진을 채플실 스크린에 공개했고 자신이 직접 만났다는 집단 폭행 가해자 중 일부의 사진을 스크린상 공개하기도 했다.

대학교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부산외대 게시판과 복수의 부산외대 재학생 제보에 따르면 A 목사는 강연을 진행하며 “피해자 부모가 과장되게 (폭행 피해)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며 “가해자들은 사실 가정환경 때문에 나빠진 아이들일 뿐, 정말로 순수한 여고생들이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강력범죄에도 피해 학생에 대한 보살핌이 아닌 가해 학생을 옹호하려했다”는 제보 발언들이 이어져 에브리타임 부산외대 게시판에서는 해당 채플 강의에 대한 비판이 한때 가열되기도 했다.

복수의 제보자 중 일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도 안된다. 승리·정준영 게이트 대화내용 중 ”한국법은 XX같으니까“라는 말이 맞다”며 “종교적인 마음의식과 예절을 가르치는 채플에서 가해자를 옹호했다”고 직접 답했다.

에브리타임 부산외대 게시판의 한 누리꾼은 “목사님의 의도는 가해자를 옹호하고 이해하라는 뜻이 아니란 점을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으나 다른 누리꾼들은 “피해 사진과 가해자 사진을 띄우면서 심한 짓을 한 가해자를 굳이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거나 “가해자 미화이자 감성팔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재 부산외대 에브리타임 게시판에는 A 목사의 채플 발언을 대자보로 써 교내에 붙여야한다는 주장과 함께 언론 제보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에는 “학교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라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는 등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해당 채플과목에 대한 비판적 강의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부산 금정구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는 지난 20일 채플 강연 당시 한 초청 목사가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을 언급하며 “피해자 사진이 과장되게 퍼졌다”고 발언하는 등 가해자를 옹호하려했다는 논란이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A 목사는 “사회가 소년범죄 피해자·가해자를 도와줘야한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사진 / 제보자 제공

◇ “소년범죄 피해자·가해자, 사회가 도와줘야”

이에 대해 A 목사는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야기 취지는 이러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생기고 있어 안타깝다. 경중을 떠나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바른 성인으로 자라도록 사회가 이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해자 옹호 차원이 아닌 사건에 있어 처분을 받으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진정으로 서로 화해해 관계를 회복하기도 했다”면서 “이 일로 가해 학생이 평생 낙인찍힌 삶이 아닌 바르게 교육하며 선도해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사랑해주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A 목사는 발언이 과했다는 평가에 대해 “채플 당시 발언 시간이 한정적이라 전반적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워 이해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피해 학생도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 법정에서 관계를 회복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해가 있다면 이를 풀도록 재방문할 의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목사는 천종호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몸담았던 부산가정법원에서 국선 보조인으로 활동하며 재단을 통해 1999년부터 기독교 사역과 함께 비행청소년 구제 활동을 이어온 바 있다.

소년범죄가 해를 거듭할수록 지능화되자 시민사회에서는 미국처럼 소년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가정환경 및 학교의 바깥에 놓인 비행청소년들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한다는 당위성도 있어 소년법 개정과 사회적 보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 청학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다문화 가정 2세 중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추락사 시킨 가해자 중학생 4명. 사진 / YTN 캡쳐

◇ 소년범죄 처벌, 정의인가 교화인가

소년범의 강력범죄 양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잔인해지며 지능화돼가고 있는 양상이다. 언급된 인천 연수구 초등학생 살인사건 뿐만 아니라 일부 소년범죄는 촉법소년 연령, 미성년자 연령제한을 악용하는 경향이 연이은 소년범죄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화 없는 현행 소년법 체계로 인해 국민의 사법부 불신은 더욱 곪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불우한 가정환경과 빈부격차, 학교 보호의 바깥에 놓인 청소년들이기에 이들을 보호하고 교화해야한다는 여론도 있으나 시민사회에 전반적으로 쌓인 소년법 개정 논의와 사법부 불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같은 발언은 여론의 불길을 더욱 쌓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의 조속한 해결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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