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경남 창원성산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통영·고성에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각각 이겼다.
여야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분석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권의 패배다. 원래 창원성산은 故 노희찬 의원이 아성을 지키던 곳으로 정의당 텃밭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정의당이 민주당과 손잡은 단일후보가 겨우 504표 차이로 가까스로 이겼다. 이는 사실상 민주당이 무릎을 꿇은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2중대에게 국회의원 자리 하나를 그냥 내줄 망정 자유한국당에는 빼앗기지 않겠다며 총력전을 펼친 결과이니 만큼 더욱 허무하다. 통영·고성에서 한국당 후보에 큰 표차로 패배한 것 역시 유구무언이다.
사실 부경지역의 민심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인기가 예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에서 거친 이 지역 민심이 정확히 표출됐다. 자유한국당도 아직까지 민심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음을 제대로 인지한 한 판 선거였다. 하지만 여야 모두 정치적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다.
이번 보선이 내년 4월 총선의 분위기를 가늠할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제 이 민심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향후 정국은 서로의 유·불리에 따라 요동칠 것이다. 선거제 개혁 문제나 공수처 신설 등은 ‘뜨거운 감자’다. 청와대 ‘조조라인’ 책임론도 다시 불거질 것이다.
국민은 이제 적폐수사니 과거사 들추기니 하는 것보다 먹고 사는 문제에 ‘올인’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야야 모두 선거 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지말고 보다 겸허한 자세로 민심에 귀를 기울어 주기 바란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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