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노틀담의 곱추’와 안소니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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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노틀담의 곱추’와 안소니 퀸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4.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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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틀담의 곱추’ 장면.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젊은 시절 프랑스 배우 안소니 퀸은 우리들의 우상이었다.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었던 명작 ‘25노틀담의 곱추는 젊은 우리들을 미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경찰서장의 계략에 말려 예쁜 아내를 빼앗긴 농부의 더러운 운명을 그린 25시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지나 롤로브리지다(에스메랄다 역)와 함께 출연한 노틀담의 곱추가 더 매력적이었다.

반신불구의 뜻을 가진 콰지모도는 노트르담(노틀담) 사원의 종치기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추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 태어나 그곳에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가장 행렬이 열리는 만우제날 콰지모도가 축제에 몰래 참가해 집시 무희 에스메랄다와 신임 호위대장 피버스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여자와는 눈도 마주치지 말라는 집안의 불문율을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나에게 파격적(?)이었다. 더군다나 곱추와 당대 미인의 연애사라니

필자는 당시 태양은 가득히등으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던 알랭드롱도 좋아했는데 인간적 매력은 역시 안소니 퀸이었다. 사실 알랭드롱이 2000년 초 우리나라에 방문했을 때 만나 그의 인간적 매력을 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는 서로 기싸움만 하다가 헤어졌다.

필자는 칸 영화제 때문에 칸 지역이나 파리를 몇 번 방문했는데 노트르담 성당은 빠지지 않고 방문했다. 한 번은 부활절 미사가 있다 해서 일부러 찾아가 보기도 했다. 그곳에 서면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가 내 눈앞에서 왔다가는 듯 했다. 내 젊은 시절의 추억과 겹쳐 아득히 눈에 이슬이 고이기도 했다.

어제(416) 노트르담이 불탔다. 인류 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850여 년 역사의 노트르담이 무너진 것이다. 필자는 새벽에 이 소식을 접하고 머리가 어질어질해 질 정도로 놀랐다. 그러나 어찌할 수 없는 기자의 본능 때문에 외신을 이리저리 뒤지며 기사를 작성해 송고하고 나니 맥이 탁 풀렸다.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의 모습이 어른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5년 이내에 재건하겠다고 약속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말처럼 노트르담은 다시 부활할 것이다. 그때 다시 노트르담을 찾을 것이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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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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