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산 부족…“샌들을 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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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예산 부족…“샌들을 신고 싶다”
  • 최성모 기자
  • 승인 2019.04.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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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장애인 예산의 절반 수준에 그쳐…국가예산 중 장애인예산은 6.6조원
장애인의 날을 맞았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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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최성모 웰페어 전문기자] 장애인 A씨는 4계절 똑같은 신발을 신는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에도 구두를 신고 이동을 해야 한다.

발에는 땀이 차고, 씻는 것조차 힘이든 A씨는 구두를 벗으면 냄새가 난다며 멋쩍어 했다. 장애인은 여름에 샌들을 신을 권리조차 찾을 수 없는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에 대한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의 전체 장애인 수가 254만 명, 장애인 가족까지 고려한다면 약 1000만 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낮은 것으로 조사돼 A씨와 같이 우리사회에서 장애인복지에 대한 무관심의 피해를 받는 장애인들의 한탄은 이어지고 있다. 4계절 구두만을 신어야 하는 A씨의 하소연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1972년 민간단체에서 '재활의 날'을 지정해 매년 기념식을 개최했던 날짜로서, 1981년 UN이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했던 것을 계기로 정부가 '장애인의 날'로 물려받아 매년 관련 행사를 벌이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았지만 우리나라의 장애인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20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장애인의 날에 맞춰 공개한 중앙정부 전체 부처의 장애인 지출 현황을 분석에 따르면 올해 장애인 관련 예산은 6조6000억원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 사이에 장애인 예산이 4조4000억원에서 50% 늘어났다. 하지만 장애인 관련 예산은 노동시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나 군 복무 등 공무상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집행된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정부 예산 증가 속도보다 장애인 관련 예산은 빠르게 늘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구체적 사업 예산을 살펴보면 국내 장애인 관련 예산이 일부 부분에 편중됐다. 산재와 보훈 관련 장애인 예산이 각각 2조3000억원과 1조원이다.

산업재해보험기금이라는 한정된 사회보험 가입자와 고엽제 수당 등 특수목적 수당을 받는 장애인을 위한 지출이 보편적 목적 지출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장애인 관련 지출이 장애인들이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기초적인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한 권리보다는 산업 및 공무상 현장에서 발생한 장애를 보상해 주는 차원으로 이해되고 집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예산이 보다 보편적인 장애인 복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최근 장애인활동사업 예산이 늘어난 것 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관련 예산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W

csm@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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