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시민 이사장은 달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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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시민 이사장은 달을 볼 수 있을까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4.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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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23일 정계 복귀를 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확약했다.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준비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정계복귀 질문에 그렇게 말씀을 드려도 안 믿어주면 말로는 방법이 없다.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은 그분들의 희망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한다고 자신의 의지를 에둘러 피력했다.

유 이사장의 다짐은 대통령 후보군에서 괜찮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보면 신선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드물다. 1992년 김대중 대통령 후보는 김영삼 후보에게 패하자 저는 또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임을 얻는데 실패했습니다.”, “오늘로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평범한 한 시민이 되겠습니다고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복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몇차례나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슬그머니 돌아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20147.30 재보선에서 패배하자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백련사 뒷산 움막에 들어가 버렸다.

이런 케이스에서 보듯이 그만큼 정계를 떠난다는 것은 어렵다. 권력과 돈, 심지어는 명예까지 거머쥘수 있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도의원 시군구의원 등) 자리를 걷어차 버린다는 것은 보통 아쉬운게 아니다. 요즈음은 마을 이장 자리를 놓고도 피튀기는 싸움을 벌인다.

올해 들어 정계은퇴를 선언한 인물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사람이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다. 그는 지난 329일 페이스북에 땀 흘려 일하는 청년 남경필로 다시 돌아가 새롭게 도전한다고 했다. 깨끗하고 투명하게 벌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좋은 일 하며 살겠다고 적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도 지역에서 상당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차세대 대통령 후보군 중 한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결정이었다. 아직 1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두고 볼 일이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를 발판으로 여러 문제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런 발언은 사실상 정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은 광의의 의미에서 정치활동이 맞다고 하면서도 직업으로서의 정치 즉 직접 국가권력을 잡아서 그 기능과 작동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는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누군가가 정치가는 양머리 걸어놓고 개고기 파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누군가는 호랑이 등을 탄 것과 같다. 달리지 않으면 먹힐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유 이사장의 진의를 믿고 싶다. 자신을 대통령 후보군으로 집어넣는 언론사에 빼 달라고 했다 하니 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나무는 가만 있으려 하나 바람이 가만 두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는 말처럼 그가 선거에서 이기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온갖 유혹과 명분으로 흔들어 댈 것이다. 이걸 이겨내야 나무 가지가 아니라 달을 볼 수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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