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곳간에서 인심 나도록’ 만드는게 정부의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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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곳간에서 인심 나도록’ 만드는게 정부의 할 일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4.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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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14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우리 경제에 위험신호가 나타나긴 한 모양이다. 그동안 낙관론을 폈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로 나타나자 29일“경제부총리로서 송구스럽다”, “어느 때보다 지금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6일에 벌써 “현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정부들어 고위당국자 입에서 어려운 경제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 아닌가 한다. 하긴 미국, 중국, 일본 등은 견실하게 성장하는데 우리만 죽을 쑤고 있으니 더 이상 핑곗거리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동안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해 성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령화 때문이다”,“자동화 때문이다” “날씨 때문이다”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말들이 나왔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마치 희망고문을 하는 것처럼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가 연말이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도 했다. OECD 성장률 1,2위를 달린다더니 실제로는 36개국 중 18위로 들통났다.

며칠 전엔 청와대 비서실장이 홍보가 잘 안되어 국민들이 경제가 나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 ‘좋은 지표 알리기’ 팀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나쁜 뉴스를 관리하는 전문가’라 해도 할말이 없을 듯 하다. 이런 류의 전문가는 기업에서는 상당한 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국가를 관리하는 입장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기업은 사익을 추구하지만 국가는 공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 성과를 뒷받침해줄 지표를 찾아내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나쁜 지표도 알리는 공정함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민들이 ‘속인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신뢰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그만 기업의 목을 조르고 투자에 나설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야 한다. 규제를 가하면 가할수록 바깥으로 뛰쳐 나간다. 이미 상당수의 기업이 해외로 나갔거나 나가려 하고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돈을 많이 벌면 자연스레 곳간을 풀고 이웃에게 한줌이라도 더 나눠주는게 인지상정이다. 궁색해지면 뻔뻔해지고 타인의 몫을 빼앗으려 드는 법이다. 이 간단한 법칙을 왜 외면하는지 의문이다. 한은 총재의 말대로 기업 투자를 늘리는 것 외엔 활로가 없다.

마침 삼성전자가 133조 원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투자한다고 한다. 정부도 향후 10년간 1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년간 1조 원 밖에 안되는 규모지만 발목을 잡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아무튼 홍 총리의 다짐대로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차원의 민간투자가 계속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는 것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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