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무일 귀국, 검찰 자존심 지켜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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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무일 귀국, 검찰 자존심 지켜내나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5.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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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해외 출장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총장은 지난 1일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오늘 귀국했다
. ·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 지난 1민주주의에 위배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지 사흘 만이다. 그 사이 국내에서는 검·경이 앞다퉈 여론 공방을 벌여왔다.

검사들이 들끓는 가운데 검찰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문 총장 의견에 찬성하는 편이다. 지켜보던 법무장관은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하라며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문총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검·경 수사권 조정에 검찰 측의 의견이 무시당했다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불똥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검찰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법이라는 것이다. 즉 심장은 공수처에, 팔다리는 경찰에 떼주게 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한 검사는 사실상 경찰은 아무 통제 없이 수사 및 종결을 독점하는 것이고, 이는 부당한 사건 암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검사에게 권한 없는 책임만을 부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검찰의 힘이 너무 세다고 힘을 빼려고 안달이지만 개개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권력기관은 검찰보다는 경찰이 더 많다. 이런 과정에서 그동안 많은 투캅스들이 있었음도 사실이다. 정보권과 수사권을 경찰이 쥐고 흔들면 그 권력은 또 힘을 들어갈 것이다. 이때는 어떻게 할 것이며 공수처의 권력은 누가 제어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검찰 내 분위기가 뒤숭숭하자 여권은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노여움을 드러냈다. 이쯤되면 행간이 보이기 시작한다. 문 총장이 곱게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문 총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자리를 탐한 적이 없고, (검찰총장)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제 임기도 2개월 남짓 남아있는 상황이라 사표를 던져도 아쉬울 것 없는 셈이다. 실제로 문 총장은 독일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사표를 제출하려 했지만 주위의 만류로 일단 귀국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문총장 입장에서 주사위는 던져졌으며 루빈콘 강은 건넌셈이다. 조용히 문재인 정부에 충성하다 떠나려 했으면 검·경 수사권 조정에 입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기세등등한 집권측의 위세에 눌려 눈치를 보며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해 왔다. 그러나 오늘 공항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등)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빈틈이 생기는 경우가 없어야 하고, 국가의 수사권 작용에 혼선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에둘러 지금 상황을 묵시했다. 그동안 이런저런 수모에도 꾹 참고 있었으나 이제 할말은 하고 떠나겠다는 심정일 것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권력으로부터 검찰의 중립성 보장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총장이 검찰의 자존심을 지켜낼지, 좌절할 지 흥미롭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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