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中 무역 전쟁, 조마조마한 우리네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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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中 무역 전쟁, 조마조마한 우리네 처지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5.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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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종료 후 올린 트윗에서 “향후 협상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에 따라 관세가 철회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서두를 필요 없다”고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9일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 / AP

미국과 중국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할 기세다. 양국은 추가 협상에서도 빈손으로 돌아섰다.

미국이 바라는 것은 시장의 투명성이다. 더 적극적으로 세계 추세에 맞는 개방을 하라는 이야기다. 중국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합의된 무역협상문 내용 중 법안으로 개혁하겠다던 지적재산권문제, 기술 강제 이전 문제, 기업 보조금 문제, 환율 정책 등 등 주요 항목들을 슬그머니 없애고 행정명령으로 대체해 미국의 불신을 자초했다. 중국 제품들은 글로벌 마켓에서 품질을 앞세우기는 힘들다. 그래서 보조금을 주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걸 중단하면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긴다. 그래서 개방하기 보다는 차라리 관세를 두드려 맞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밀고 당기는 잔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편이라 어찌 될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미국 경제 호황에다가 러시아 스캔들로 부터도 어느정도 벗어난 상태다. 이런 자신감을 등에 업고 중국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국을 맞게 되면 중국 뿐 아니라 트럼트의 손해도 크다. 조만간 시작되는 대선선거 캠페인에서 자신의 치적을 자랑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성공적 타협이라는 떡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굳이 “신뢰 위반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한 것도 캠페인을 염두에 둔 행동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종료 후 올린 트윗에서 “향후 협상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에 따라 관세가 철회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서두를 필요 없다”고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중국 역시 파국으로 가면 돌이킬수 없으며 아직은 미국에 맞서 호기를 부릴 때가 아님을 안다. 현재 구상 중인 ▲ 대두 등 농산물 수입 금지 ▲위안화 평가절하 ▲ 미국산 불매 관제캠페인 ▲중간재 미국 수출 금지 등의 보복조치를 취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미국의 관세 상승으로 인해 지난 1~4월, 중국에서 발생한 회사채 부도액은 392억위안(약 6조756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만약 지난 해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25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긴다면 중국 수출업체 상당수가 1년 이내에 부도가 난다는 전망이 있다.

양국은 조만간 협상을 재개하겠지만 안개 속이다. 중국이 다 된 합의문에 ‘코를 빠뜨리는’ 식의 행위가 되풀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을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는 11일 논평에서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굳건한 지도 아래 우리의 확고한 믿음과 공동의 노력으로 어떤 곤란도 모두 두렵지 않다”고 결기를 다졌다. 양국의 싸움을 보는 우리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까’ 조마조마하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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