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 논란, 링컨의 유머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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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 논란, 링컨의 유머를 생각한다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5.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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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는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에이브러햄 링컨이 어느날 의회에서 연설을 하는데 한 의원이 링컨에게 두 얼굴을 가진 이중인격자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링컨이 이렇게 말했다. “내가 만일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 오늘 같이 중요한 자리에 왜 하필 이 못난 얼굴을 갖고 나왔겠습니까?”

우리 정치권이 여야할 것 없이 문빠, 달창”, “문노스”,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가 있겠냐”, “지금 좀 미친 것 같다”, “사이코패스 수준등의 막말로 아수라장이 되어 가고 있다. 국회의원의 품격 같은 것은 내동댕이 치고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있는 사이 국민들은 혀를 찬다.

막말 시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정권마다 조금씩은 있었으나 민주화 이후 거의 욕설과 인신공격에 가까운 막말들이 쏟아졌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가 보편화되면서 대중의 심리를 묘하게 이용해 관심을 이끌어 내는 노이즈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이슈를 요란스럽게 만들어 입에 오르내리도록 하거나 시비거리나 화젯거리를 일부러 만들어 이목을 현혹시켜 인지도를 늘리는 것이다. 원래는 마케팅 기법이었으나 우리 정치권에서 더 잘 써먹는다. 실제로 이런 기법을 이용해 인지도를 높여 국회에 입성하거나 한 자리 차지한 사이비 폴리폐서, 언론인, 정치인이 꽤 많다.

1998년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입을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야 한다고 했다가 곤욕을 치뤘다. 2009년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국민정부를 짓밟은 쿠데타 정권이라고 했으며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귀태(鬼胎: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 라고 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종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박근혜 그년이라 불렀다. 최근 민주평화당은 토착 왜구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막말은 처음에는 억눌려 있던 민심을 대변해 준다고 해서 시원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막말의 역사나 근원을 따지면 여야가 따로 없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으로 입장이 달라지면 쏟아내는 묘한 특성이 있다. 여당일 때와 야당 일때가 다른 것이다.

서로 정치적 견해가 다른 정당들이 비판하고 견제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도를 넘은 막말은 정치 냉소주의를 부르며 민심을 왜곡할 수도 있다. 나아가 외눈박이 정책으로 국가와 사회에 손해를 끼칠 뿐이다. 이쯤해서 서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품격있는 언어로 상대를 추겨 세워보라. 오히려 막말 보다 더 시원한 카타르시스가 되어 링컨처럼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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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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