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베총리와 서서 간단히 인사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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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베총리와 서서 간단히 인사한다니…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6.2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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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5월 9일 오후 일본 도쿄 모토아카사카 총리관저에서 한-일 확대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 AP


일본 정부가
28~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때 한일 정상간의 회담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의장국 정상으로서 한국을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문 대통령과는 간단히 인사를 하거나 선 채로 대화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며 다른 정상 회담과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부언했다.

신문은 일본의 이런 결정 이유에 대해 징용재판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요청한 1965년 청구권 협정상의 중재위원 선임에 대해 한국이 기한(30)18일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을 꼽았다. 한국 측이 관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실제 회담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만약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중차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G20 정상회의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 등 전세계 37개 국가와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참석한다. 사실상 세계를 움직이는 정상들이 모두 참석해 세계 경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201011월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열렸다. 이런 회의에서 바로 이웃한 나라의 대통령이 주최국 정상과 간단히 인사를 하거나 선 채로 대화하는 정도의 예우를 받는다면 심각한 문제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 등 14~15개국 정상과는 의자에 앉아 정식회담을 가진다.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간의 관계가 이토록 험악해진 적이 없다. 우리 대통령이 해외에 나가 푸대접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면 기분 좋을 국민은 없다. 중국에서의 혼밥 사태도 그렇고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몇마디 못나누고 돌아왔다는 소식 등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더군다나 우리의 운명을 쥐고 있는 미국이나 중국 못지 않게 일본은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다. 그것이 우리의 지정학적인 운명인 만큼 지혜롭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감정을 앞세우고 과거를 탓하고 있으면 미래로 나아갈 길이 막힌다. 결혼한 부부가 서로 과거를 운운하면 이혼으로 치닫는다.

외교부가 19일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국기업이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제의를 부랴부랴했지만 일본 정부는 바로 거부했다. 일본의 현재 감정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실 일본 정·재계와 언론들은 수개월 전부터 과격한 용어를 써가며 감정을 표출해 왔다. 사실 약속을 하고 뒤집은 것은 국제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은 한국에 있다고 보는 편이다.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면 우리에게 불리한 이유다. 개인간에도 약속을 깨면 비난 받는데 국제 사회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마침 시진핑 주석까지 서울을 제치고 평양으로 향했다. ··러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미국도 우리의 태도에 여러 가지 제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칫하면 고립돼 우리의 운명이 남의 손에서 오락가락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외교 실패는 아주 무서운 일이다. 강경화 장관이 이끄는 우리 외무부의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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