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일 양국 고집 피우면 둘다 ‘만신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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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양국 고집 피우면 둘다 ‘만신창이’
  • 시사주간 편집국
  • 승인 2019.07.0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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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월 28일 오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만찬에 참석하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 / AP


따스한 날 강의 조개가 밖으로 나와 햇빛을 쬐고 있었다
. 이때 도요새가 냉큼 조개를 물었다. 그러자 조개가 도요새의 주둥이을 꽉 물었다. 도요새가 말했다. “한 이틀 물속에 들어가지 못하면 넌 죽을 걸!”. 조개가 대답했다. “너 역시 마찬가지지, 물을 못먹으면 죽지!” 둘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고 있었다. 그러자 그걸 본 어부가 둘 다 잡아 버렸다.

일본과 우리는 앙숙지간이다. 서로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면 그 결과는 뻔하다. 일본에게 과거 한국에서 저지른 일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하라고 해봤자 소용 없다. 그 이유는 우리의 지난 고통을 그다지 가슴 아프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가 일본의 원폭 피해를 뼈아프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과도 같다. 이런 인식의 차이는 남의 눈의 대들보보다 내 눈의 티끌이 더 아픈사람의 심성 때문이다. 또 일본과 우리는 민족성과 문화적 차이가 크다. 663년 백마강 전투 이후 언어 등 가는 길이 달라졌다. 서로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하기엔 간극이 너무 크다.

영국의 세계적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카는 역사를 당대의 눈으로 해석하고 비판하라고 충고했다. 과거를 자꾸 들쑤시면 문제가 문제를 낳고 결국 지루한 싸움으로 이어진다.

현재 한일 양국간 정치인, 외교관, 기업인들 사이의 신뢰 관계도 상당히 약화됐다. 한일의원연맹 조차도 맥을 못쓰고 있다. 이만큼 반목했으면 됐다. 이제 서로 대립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양국 국민감정은 인화성이 강하다. 서로가 오해할 만한 언동을 삼가하고 냉정해져야 한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하는 식으로 보복하려 한다면 조개와 도요새 꼴이 된다. 배신자요 매국노로 낙인 찍힐 것을 각오한 병자호란 때의 최명길의 길을 되새겨 보자. 명분 보다 실리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청와대로 국내 30대 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긴급간담회를 연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7일 일본으로 떠났다. 현지 경제인들과 직접 만난다고 하니 어떤 해결책을 모색해 올 지 기대된다. 청와대가 남관표 주일(駐日) 대사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에 일정 역할을 부탁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양국 정상이 만나 톱다운 식의 대화를 가진다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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