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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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된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7.1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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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P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과거를 현재의 잣대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경언(警言)은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닐지 라도 대부분 긍정하는 말이다. 과거 우리는 위정척사(衛正斥邪)로 혼난 적이 있다. 민족주의는 통섭적이어야지 교조적이고 꽁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공허하고 편협한 도덕주의는 오히려 수구적이 되기 쉽다.  

 

 우리 대통령이 국수주의자라고 일본이 지적하고 나선다면 우리도 아베 일본 총리를 군국주의 향수에 취해 우경화에 올인하는 시대착오적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베가 우리에게 국가간의 약속을 파기하고 동학 혹은 항일 독립군 관련 드라마를 만들면서 신경을 야금야금 건드린다고 시비를 걸면 우리도 욱일승천기 앞에서 웃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전쟁범죄자들이 묻힌 신사에 참배로 자극한다고 항의할 수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과거에 틀어박혀 외눈으로 미래를 본다. 불필요한 대내외적 마찰과 혼란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사실 과거야말로 세상을 발전시켜 나가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다. 예전에 통했던 것이 오늘도 통하리라고 가정해서는 된다. 과거와의 끈을 끊고 현재를 향해 눈을 떠야 한다.

물론, 일본은 과거 식민지 문제에 대해 적절한 미안함을 늘 가지고 있어야 하고 독도 등 영토문제에 시비를 걸어서는 안된다. 또 미국에 붙어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일본과 관계를 설정할 때 우리는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 필요성이 크다. 우리는 그들을 적대관계로 몰아넣는 성급함을 인내력 있게 잘라내야 한다. 우리는 대통령이든 기업총수든 모두가 일본과의 접촉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일본과 잘 지내는 것이 공식적인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상기해야 할 이숍우화가 하나 있다.

땅에 떨어진 박쥐 한 마리가 족제비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박쥐는 날개를 파닥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족제비가 거절하며 말했다.

우리 족제비들은 원래 모든 새들의 적이다. 천적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지.”

그러자 박쥐는 저는 새가 아니라, 생쥐랍니다라고 변명해 가까스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 후 얼마 못가서 그 박쥐가 또 땅에 떨어졌다 이번에 다른 족제비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박쥐는 이번에도 저를 잡아먹지 말아주세요라고 애원했다.

족제비가 말했다.

우리 족제비들은 생쥐들에 특별히 좋지 못한 감정이 있지.”

그러자 박쥐가 저는 생쥐가 아니라, 박쥐랍니다.”라고 말해 또 위기를 벗어났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을 봐가며 그때그때 알맞게 처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여기서 살아남음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자존심이 어떻고 하는 문제가 아닌 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쥐는 단순히 자기 이름만 바꿈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났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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