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죄는 죄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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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죄는 죄대로 돌아간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7.3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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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철학자이자 연세대 김형석 명예 교수가 겪은 이야기다. 어느 대학 학생회에서 학생식당을 직접 운영해 학생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하고 남는 이익금은 장학금으로 쓰겠다면서 식당 운영자를 자르고 새 운영자를 공모했다. 몇 사람이 나섰으나 모두 그런 조건으로는 운영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할 수 없이 전 운영주에게 다시 맡아주기를 청했으나 거절하고는 그동안 수입은 없었으나 젊은 학생들을 위해 봉사한 것에 감사한다면서 떠났다. 그러자 음식값은 올라가고 학생들만 손해를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런 교훈을 이야기 했다. “우리 국민은 정부의 연속성과 동일성을 기대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그 동일성이 무너지면 더 큰 혼란을 겪는다.”부모는 형과 동생들이 함께 잘 살기를 바란다. 명령으로 형의 것을 빼앗아 동생에게 주거나 강요하지는 않는다. 사랑의 질서가 행복의 최고 가치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것을 바꾸고 새롭게 무엇을 하려 할 때는 아주 신중해야 한다. 타인의 잘못을 단죄하여 적폐로 몰고 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파스칼은 그의 저서 팡세에서 이곳에서 정의인 것이 저곳에서는 부()정의이다라고 갈파했다. 그렇다. ‘옳다’, ‘그르다의 판단은 쉽사리 하는 것이 아니다. ‘적이냐 동지냐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철학과 사상들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이 정의롭고 도덕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시쳇말로 한 주먹 거리도 안되는 사람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과 다름 없다.

논어에는 이런 말이 있다.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 “未可也” “鄕人惡皆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자공 문왈 향인계호지 여하? 자왈 미가야. 향인계오지 하여? 자왈 미가야. 불여향인지선자호지, 기불선자오지.-자로편-)

이 말의 사연은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마을의 모든 사람이 그를 좋아한다면 그 사람은 어떻습니까?”하고 묻자 공자는 그것만으론 충분치 않다고 대답한 데서 비롯된다. 그러자 자공이 또 마을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면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자 공자는 또한 그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 마을 사람 중 어진 사람이 좋아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이 미워하는 것만 못하다고 대답했다.

옛 시골마을은 어린시절부터 고추를 내놓고 자라 서로를 너무나 잘 알았다. 그런데도 유유상종이란 말처럼 끼리끼리 어울리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 편이냐에 따라 좋아하고 미워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착한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고 악한 사람이 자기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악한 쪽에 기댄다는 행동이 있는 것이다. 또 악한 사람이 자기를 미워하고 착한 사람도 자기를 미워한다면 자기 행동이 착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공자는 착한 사람이 자기를 좋아하고 악한 사람이 자기를 미워해야만 자기가 착하다는 사실이 반증되기 때문에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한 것이다. 평생 남의 약점이나 잡고 말로 대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주고 사는 사람들은 바로 자신에게 그 해가 돌아감을 모르는 무지한 자일 경우가 많다.‘죄는 죄대로 돌아간다’. 세상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다만 서로의 입장이 다를 뿐이다.

공자는 또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이상적인) 정치에 대해 묻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되는 것이다(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말했다.

모두가 제 자리에서 의무를 다할 때 나라와 가정이 제대로 돌아간다. 청와대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정부 부처도 그렇고, 시민단체도 그렇고, 자신의 직위에서 벗어나 선동이나 하고 헐뜯고 비난하며 변명만 하는 오늘의 현실은 참으로 암담하다. 과거 역사를 보면 이런 자들은 험한 일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보따리 싸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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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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