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덴젤 워싱턴이 보여준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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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덴젤 워싱턴이 보여준 화합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8.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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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타이탄’ 영화의 한 장면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유명한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이 고등학교 럭비부 선임코치로 나오는 영화 리멤버 타이탄은 화()가 얼마나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명작이다.

미국에서 럭비란 삶의 한 방식 그 자체이자, 경의와 숭배의 대상이라고들 한다. 1971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지역 교육청은 흑백 갈등을 잠재우고자 흑인인 허만 분(덴젤 워싱턴)T,C. 윌리암스 고교 타이탄스 팀의 선임 코치로 임명한다. 그가 부임하면서 전임 백인 헤드코치인 빌 요스트(윌 패튼)를 수비코치로 두면서 갈등은 시작되고 백인과 흑인들은 서로 못잡아 먹어서 으르릉 거린다.

그러나 허만 분의 강력한 통솔력과 카리스마가 빛을 발하면서 이들은 하나로 뭉쳐 나간다. 이 과정에서 허만 분은 새벽 3시에 선수들을 깨워 케티즈버그까지 구보훈련을 시킨다. 모두들 지치고 지쳐 울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랐다. 그러나 허만 분이 그들을 데리고 굳이 케티즈버그까지 험한 구보를 시킨 이유를 듣고 난 뒤에는 모두들 숙연해하면서 화합의 기운을 모은다.

허만 분은 1863년 이날, 3일간 계속된 전투에서 51000명이 죽고 남북전쟁의 승패를 가른 이곳의 역사적 의의를 설명하고 화합을 강조한다. 서로가 이해하고 보듬지 않으면 승리는 요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당시 승리는 똘똘 뭉친 북군이 차지했으며 미국은 남북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말 그대로 유나이디트 스테이트(United States of America)’가 되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종전 4개월 뒤 링컨 대통령은 이곳에 세워진 국립묘지 개관식을 찾아 훗날 민주주의의 귀감이 되는 명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를 남기기도 한다.

가장 훌륭한 집단역학을 창출하고 동시에 집단이 와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의명분이 가장 중요하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다. 어떤 상황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따져보게 된다.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떤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화합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것이 명분을 가지고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가르기, 증오하기, 흠집잡기 등으로 얼룩져 있다. 해방 이후 어수선 했던 정국이 상기될 정도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친일이니 친미니 친북이니 난리도 아니다. 자긍심은커녕 수치심만 일게 만들고 있다. ()는 감정을 제어하는데 그 출발점이 있다. 화는 조화하고 화목하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관용과 공존이라고 했다.

공자는 군자는 화목하되 부화뇌동하지 아니하며 소인은 동일함에도 화목하지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고 했다. 소인의 태도를 버리고 군자다운 자세로 이 나라의 백년대계를 꿈꾸는 정치인이 그립다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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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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