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과 의혹’ 휘몰아친 조국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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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과 의혹’ 휘몰아친 조국 간담회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09.0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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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되자 2일 오후 3시 30분께 조 후보는 국회에서 시간 제한이 없는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 이용우 기자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의혹 및 비판 소명을 위해 기습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펀드·입시 의혹 등 언론의 문제제기에 대해 조 후보는 사실이 아닌 점은 부정한 반면, 후보 주위를 둘러싼 보도 공세에 대해서는 자신만을 질타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오전 조 후보자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이날 3시 30분께 열릴 것이라 밝혔다. 청문회 일정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무산되자, 청문회 기한 마지막 날인 이날 조 후보는 민주당에 급히 연락해 국회에서 시간제한 없는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급작스런 기자회견에 취재기자도 각 언론사별 1인만 취재가 가능하게 제한하는 등 간담회는 시작 1시간 전부터 뜨거웠다. 그 중 우익 유투브 채널 ‘신의 한수’ 취재진은 국회 출입기자 등록이 되지 않았음에도 취재를 강행하려해 국회 경호실 직원들 손에 강제로 끌려 나가기도 했다. 

조 후보는 간담회장 모두발언에서 “법률이 정하고 국회가 합의한 청문회가 오늘 열리길 기대했으나,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현재의 논란은 다름 아닌 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겼다. 자신과 주변에 엄격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 진보를 주창했으나 불철저했고 청년 세대에 실망과 상처를 드렸다. 법무부 장관 지명은 사회개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역할 다하라는 것”이라며 “개혁의지는 좌초해서는 안 될 일이며 그 서슬 퍼런 칼날은 감당해야한다. 좌우 아닌 앞으로 나아가 개혁 할 소명과 기회를 국민께서 주실 것을 감히 요청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인과 가족들을 향한 의혹·논란 보도에 대해서는 “이번 일로 여러 번 초라한 순간을 맞아도 부당한 허위사실로 제 아이를 공격하는 것은 멈춰달라”며 “허물과 책임도 저의 것이다.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고 충실히 답할 것”이라 밝혔다. 

간담회에서 조 후보에게 쏟아진 질문들은 조 후보자 딸의 입시 관여 의혹과 사모펀드, 웅동학원 및 이중잣대 논란, 또 이를 통한 국민여론의 반발로 크게 두드러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는 과거 발언으로 인한 이중잣대 논란 및 반대 여론에 대해 “586세대 일원이나 사회 불평등 문제에는 소홀해왔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사진 / 국회기자단

조 후보자가 가장 먼저 받은 질문 또한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논란이었다. 논문 등재 진행 과정에서 조 후보자가 학교 측에 연락을 가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조 후보는 “관련 교수님이나 저나 가족 어느 누구도 연락드린 적이 없다. 딸아이가 당시 정부가 권장하고 채택한 인턴십 제도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구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제 아이를 비난하는 것은 애비로서 과하지 않은가”라고 답했다.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로 인한 공분에 대해서는 “당시 시점에서 1, 2저자 판단 기준은 모호하거나 책임 교수 재량에 달렸다.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사회 연구윤리가 점점 엄격해졌으나, 연구 영역에서 영어를 잘한 제 아이의 참여가 번역 도움에 기여한 것”이라며 “당시 시점과 지금 시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나, 이를 살피지 못한 제 불찰도 있다. 의학계의 공분도 감수할 것”이라 답했다. 

사모펀드 논란과 관련해 조 후보는 “제 처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나 주식 등 경제에 제가 잘 몰랐다. 이번에 사모펀드가 뭔지 공부했다”며 “저는 물론 제 처와 관계자 모두 사모펀드 구성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이 밝혀질 것이나,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문제시 돼 답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10억이 넘는 거액의 사모펀드 투자를 왕래가 뜸한 5촌 조카에게 맡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 배우자는 주식 전문가나 고수가 아니다. 이번 투자도 손해난 것 확인됐다. (주식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어디에 투자하는 것을 모르는데 어떻게 알겠나”라며 “5촌 조카가 왜 도망갔는지 저도 모르겠다. 저는 빨리 (관계자) 세 사람이 귀국해 수사 받고 어떻게 운용했는지 검찰에서 빨리 밝혀주길 바란다. 금감원도 이를 살펴봐야한다”고 답했다. 

웅동학원 논란에 배임혐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 후보는 다른 답변보다 길게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후보는 “웅동은 제 고향이나 학교 시설이 좋지 않았다. 선친께 부탁드려 당신께서 사제를 출하하고 학교를 차렸다. 일체의 활동비는 제공받지 않았다”며 “웅동학원 인수 과정에서 IMF가 터져 학교 부지는 반값도 아닌 상태에서 경매되고,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연대 보증으로 동생이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해외유학생이던 저는 상세한 과정을 알지 못했다. IMF 충격으로 아프시던 선친은 생전 빚 처리를 위해 무급이던 사무국장 직위를 동생에게 줬다. 제가 참 불효자다”라며 “종조부 등 (집안) 어르신들은 웅동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다. 이를 이유로 선친은 부도 와중에도 사재를 털어 웅동학원을 만들었다. 이 맥락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과거 본인의 발언과 달리 현재 다르게 적용한다는 이중잣대·언행불이치 논란과 관련해 조 후보는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조 후보는 논란의 과거 트위터 발언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겨냥해 얼빠진 기자들이 중대범죄 피의자의 일방적 범행 부인을 보도하는지 봐야겠다며 언론을 향해 쓴 소리를 한 적이 있다. 

반면 본인도 관련 의혹으로 압수수색 등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를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 조 수석은 “그 때와 이 사안은 다르다고 본다. 당시는 탄핵 논의 시점의 회견이었다. 대검에서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 본다”고 일축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는 “부귀영화, 고관대작을 차지하려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님을 생각해달라”며 “학자이자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하고 논의한 소명, 국정과제 제1과제를 실현코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사진 / 국회기자단

조 후보의 과거와 현재의 이중적 모습이 젊은이들에게 ‘진보 꼰대’라는 분노를 부른다는 질문에 조 후보는 “진보와 개혁을 꿈꾸며 애쓰고 살았다. 개혁주의자 되려 노력했으나 아이 문제에 불철저해 안일했다고 본다”며 “많은 한계와 흠결 미흡함에도 제가 해야할 일을 함으로서 그러한 실망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 본다. 사퇴 요구도 듣고 답하는 등 오해를 풀고 소통할 것”이라 밝혔다. 

여러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조 후보 장관직 수행에 대해 과반수 이상이 반대 여론을 가진다고 발표하는 등, 장관직 수행의 정당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에 조 후보는 “부정적 여론이 50% 라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짧막히 답했다. 

또 부정 입학으로 인한 부의 대물림 비판 질문에는 “당시 적법·합법이었다 할지라도 이를 활용한 저나 제 아이는 혜택 누렸다고 본다. 제가 받은 혜택은 뭐든 간에 환원해야 할 것이자 기본적인 도리”라며 “기회의 평등 문제 역시 따끔한 비판이다. 정치 민주화에 관심을 가진 86세대 일원이나 사회 불평등 문제에는 소홀해왔다. 상황이 마무리 되면 딸이 받은 혜택을 어디로 돌릴지 심각히 고민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조 후보의 눈시울을 붉힌 것은 딸에 대한 언론의 집중 공세였다. 조 후보는 “제 딸아이가 혼자 사는 오피스텔로 밤 10시에 두 남성이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 했다. 그래야 하는 것인가”라며 “제 아이가 벌벌 떨며 안에 있었다. 부탁드리니 언론인 여러분은 저를 비난 해달라”고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정부가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사법개혁 관련 질문에는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문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 중 핵심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입법부 결정에 따를 것이며 왈가왈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관이 되는 것을 전제로 법무부는 훈령, 규칙 등 정비로 (사법 개혁을) 도모하고 활성화시키도록 보조할 것”이라 밝혔다. 

조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진 자질 비판에 대해서서는 “지난 3주 간 엄청난 보도량을 통해 저에 대한 모든 것이 다 나왔다. 부귀영화, 고관대작을 차지하려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님을 생각해달라”며 “학자이자 민정수석으로서 고민하고 논의한 소명, 국정과제 제1과제를 실현코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남좌파 금수저는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하지 않는다. 저는 기계적 유물론자가 아니다”라며 “故 김용균 씨는 산업재해로 비극을 맞이했다. 이에 비하면 제 아이는 혜택받은 이로서 안타깝고 송구하다. 그 점에서 저는 가진 자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한다. 국민께 도와달라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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