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페미의 새 얼굴, ‘강약약강’ 비건 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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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페미의 새 얼굴, ‘강약약강’ 비건 페미
  • 현지용 기자
  • 승인 2019.09.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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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보호를 표방한 극단적 채식주의 단체 DXE 일원들은 지난 6월 서울의 한 일식집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를 시작으로 한식당, 패스트푸드점, 축산농가 등에 난입해 동물권 보호 및 비건 페미니즘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 / DXE 유투브 캡처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한국 사회에 광풍을 일으킨 극단적 페미니즘이 비건 페미니즘(Vegan-Feminism)으로 탈을 바꿔 쓰고 시민사회에 스며들고 있다. 동물 해방을 표방하며 공공식당, 축산농가에 난입하는 이들은 혐오 이미지 프로파간다로 세를 불리며 정치 권력화를 노리는 반면, 거대 축산 기업의 폐해에는 침묵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9일 극단적 채식주의 동물권 보호단체로 알려진 DXE(Direct Action Everywhere) 한국지부 회원 수명이 서울 마포구의 한 일식집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공공식당에 난입한 이들은 “음식이 아니라 폭력”이라 외치며 소란 등 영업 방해 행위를 벌였다. 이 같은 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서울 일대의 뷔페, 한식당, 대형마트, 패스트푸드점, 고척 스카이돔에 난입해 대중 앞에서 동물권 보호 및 비건 페미니즘을 주장했다. 

이들의 시위는 공공식당을 넘어 축산 농가에 침입해 무단으로 가축을 절도하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DXE는 지난 7월 경기도의 한 종돈장에 무단 침입해 새끼돼지 3마리를 절도하고, 이를 구출이라며 유투브 등 SNS에 선전했다. 지난달 6일에는 충북의 한 도계장에 무단 침입해 병아리를 훔치려 했다.

바이러스 방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축사에 들어가는 행위는 가축들의 감염 위험을 높이고 집단 폐사 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지난달 22일에는 참치가 멸종위기종이라 해석하는 왜곡된 정보의 유투브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들의 행동을 단순 PETA와 같은 극단적 동물권 단체의 일시적 소란 또는 어그로(Aggro, 상대를 도발해 적의를 일으키는 행동) 행위가 조금 더 대담해지는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와 선전 방식에는 단순 극단적 채식주의 요소만이 아닌, 변태한 극단적 페미니즘의 모습들이 눈에 띄고 있다. 

◇ 비건의 탈을 쓴 극단적 페미니즘 

채식주의는 동물성 식품을 제외하고 식물성 음식의 식단 섭취를 식습관으로 삼는 생활양식이다. 채식주의는 섭식장애 등 건강, 체질로 인한 이유부터 종교적 신념, 동물권,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생태주의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한다. 

이 중 비건(Vegan)은 육류를 비롯해 알, 유제품, 꿀 및 동물의 털을 가공한 제품, 동물 실험을 거친 약품 등 동물이 생산한 모든 음식 및 인위적으로 생산한 동물 관련 제품을 거부하는 채식주의다. 하지만 이들은 교잡을 거쳐 생산한 현대의 농산물은 허용하거나, 심하면 과일만 먹는 프루테리언의 수준까지 나아가기도 한다. 위험한 식습관 및 왜곡 정보를 생산하는 점 때문에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와 같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준동하고 있는 비건 집단은 비건에 그치지 않고 ‘비건 페미니즘’을 표방하고 있다. 이 표방에는 극단적 비건·페미니즘의 ‘폭력으로부터 해방 시킨다’는 이념, 교리가 서로 일치하는 이해관계가 있다. 

극단적 페미니즘은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국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남성을 공포·혐오·폭력의 주체로 간주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은 문재인 정부의 친 페미니즘 정책 실시로 메갈리아·워마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등장했다. 이들은 언론·인권·문화계의 동조 성향도 얻어 혐오 정서 및 왜곡된 정보 확산,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등 폭력적 행위를 벌여 일간베스트 등 극우 커뮤니티와 함께 국민적 비판의 주요 대상으로 떠올랐다. 

대학 등 교육권 전역으로 퍼진 극단적 페미니즘은 최근에 혐오 갈등 및 성범죄 무고 등 사회 문제로 국민적 비판을 맞닥뜨리자, ‘폭력·압제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교리를 여성에서 가축 또는 가축화된 동물로 옮기고 있다. 일반적인 동물권 단체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이들에 대한 동물권 및 헌법 내 동물에 대한 권리 등재를 주장한다. 

반면 비건 페미니즘은 극단적 페미니즘의 교리를 비건의 교리에 이식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동물에 대한 폭력’과 결부시키고 있다. ‘폭력·압제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원초적 이념은 스탈린주의·마오이즘이나 이슬람 극단주의와 같은 속성을 지니게 해, 동조자로 하여금 광신에 쉽게 빠지게 한다. 상식에서 벗어난 공공장소의 난동 행위, 축사 난입에도 비건 페미니즘 집단 구성원이 기습을 가함에 거리낌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비건 페미니즘은 육류를 비롯한 모든 동물 관련 제품을 거부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와 여성 인권 향상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이 합쳐진 이념이다. 둘 모두 극단적인 교리와 폭력적 성격으로 인해 2010년대 한국 사회에 극단적 페미니즘 광풍 이후 새 극단적 사상으로 준동하고 있다. 사진 / 트위터

◇ 비건 페미니즘의 선전 전략과 선택적 정의 

특히 비건 페미니즘이 주목한 힘의 원천은 상기한 세 극단주의와 마찬가지로 이미지를 통한 트라우마·공포심 부여, 정신적 학대 및 이를 통한 증오심 발현, 동조심 고양이다. 여기에 도덕적 우위라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효과까지 덧씌운다. 

여성의 성범죄 공포를 공장식 축산제 내의 가축이라는 이미지로 투과하는 행위는 이들이 주로 운용하는 SNS에서 자세히 드러나고 있다. 상처 입은 가축의 모습, 눈물 흘리는 조직원, 가축을 절도하고 사망케 함에도 ‘구조’ 행위로 비치는 등 선정적 미디어 촬영 방식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앞선 사례로 지난해 5월 28일(현지시간) 미국 DXE가 국내 돼지 농장을 점거하자, VICE 등 외신 언론이 ‘테러리즘’ 또는 ‘저항운동’으로 비교하며 극단성에 주목한 바 있다. 

선정적인 선전으로 미디어 전략을 펼치는 비건 페미니즘은 난동을 벌이거나 왜곡된 식습관 정보를 선동하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극단적 페미니즘이 선례를 보인 정치 권력화이자, 공장식 축산제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에 주목하지 못하게 하는 점이다. 

축산 시장은 카길, JBS, 타이슨, 등 거대 다국적 식품 기업들이 세계 식량 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변했다. 이 과정에서 거대화되는 축산업은 공장식 축산제 확장제, 이로 인한 환경오염 및 동물학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축에 대한 폭력 방지 논리라면 이들 거대 기업에 대한 책임은 가장 무거운 형태라 볼 수 있다. 

제도권에 저항하는 정치적 의견 표명은 광장과 같은 공개 공간이나 주 대상의 사옥 앞에서 시위로 정당성을 얻는 방식이다. 반면 비건 페미니즘은 이들 대기업에 대한 항의 없이, 제도권 아래의 가장 약한 소상공인에게 기습을 가하는 ‘선택적 정의’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육식에 대한 인식 전환이 목적이라는 논리가 “차라리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시위하라”는 네티즌의 조소 섞인 반박으로 무너지는 이유가 이와 같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968년 이후 래디컬(극단적)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에코 페미니즘이 생겼다. 비건 페미니즘은 그 지류”라며 “‘여성혐오’라는 단순한 명제에 영페미가 주목했듯, ‘육식은 폭력’이란 명제도 단순하며 와닿기 쉽다. 앞으로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라 설명했다. 사진은 지는 7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DXE 회원들이 난입해 육식 반대 시위를 펼치는 모습. 사진 / DXE 유투브 캡처

◇ 제2의 극단적 페미니즘 광풍 오나 

생명윤리가 생존을 위해 육식 섭취로 진화한 인간 및 다른 생명을 수단화 하는 행위에 대해 인정하는 반면, 비건의 교리는 이를 전적으로 부정하고 극단화를 추구하는 인지부조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이들의 선전 전략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어 제2의 극단적 페미니즘 물결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의 저자 오세라비 작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968년 이후 래디컬(극단적) 페미니즘이 등장하면서 자유주의·마르크스주의·사회주의·레즈비언 페미니즘 등 여러 페미니즘 분파가 생겼다”며 “이 중 에코 페미니즘은 환경운동을 여성주의 관점에서 보면서 지구 환경 자체를 모성적 자체로 봐야한다는 시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에코 페미니즘의 한 지류로서 비건 페미니즘이 생겼다. 극단적 비거니즘이 모든 음식을 폭력으로 보듯, 비건 페미니즘도 메갈리아·워마드 강세 이후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라며 “시기와 상황을 보아 틀림없이 이들이 활동할 것이라 예측했다. 래디컬 페미니즘에 청년세대 영페미(Young Feminist)가 주축이듯, 비건 페미니즘도 이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다. 동일한 현상”이라 분석했다.

이어 “서구에서 트랜스젠더·양성애자 페미니즘 등 여러 페미니즘 분파가 독립해 각자도생으로 특색을 가진다. 하지만 크게는 페미니즘으로 하나로 묶인다”면서 “페미니즘은 본질적으로, 이론적으로 모순이 심하다. 그러나 ‘여성혐오’라는 단순한 명제에 영페미가 주목했듯, ‘육식은 폭력’이란 명제도 단순하며 와닿기 쉽다”고 덧붙였다. 

향후 활동 가능성에 대해 작가는 “프랜차이즈는 접근성이 용이하다. 과거 운동권에서 콜라가 ‘미제의 똥물’이라며 반미 시위를 할 때 가장 표적이 된 것이 바로 맥도날드”라며 “당시와 지금 이들의 모습에는 별 차이가 없다. 손쉽고, 시선 끌기 쉬운 것이 주 목적이다.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 예상했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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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021-03-31 22:21:40
페미돼지들이 깐다= 옳은 글이다

김민성 2020-07-17 16:33:26
저 가죽 가방은 식물가죽이냐

ㅇㅇ 1970-01-01 09:00:00

상폐미 여쭉메워들 좌표찍고 댓글다는더보니 다 맞는 내용의 기사구나.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하루 1970-01-01 09:00:00

야... 닥쳐

하루 1970-01-01 09:00:00

오세라비는 또 뭐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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