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 역사적 가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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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당진제철소, 3고로 역사적 가동 시작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3.09.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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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13일 충남 당진제철소 제3고로 공장에서 성공적인 가동의 시작을 내외에 알리는 '화입식(火入式)' 행사를 열었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마지막 세 번째 고로가 가동을 시작한다.

지난 7년간 현대제철은 당진 일관제철사업에 9조9000억원을 투자, 45조원 대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며 철강 산업의 새 역사를 썼다. 당진제철소는 국내 최초 민간 일관제철소(제선, 제강, 압연 등 철강의 3공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다.

현대제철은 13일 충남 당진제철소 제3고로 공장에서 성공적인 가동의 시작을 내외에 알리는 '화입식(火入式)' 행사를 열었다.

화입식에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고로 엔지니어링을 주관한 폴워스 사 마크 솔비 사장 등 내외빈과 임직원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지난 7년간 새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앞으로도 현대제철은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향한 끝없는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섰다.

총 투자비는 9조8845억원. 지난 2011년 1월과 11월에 각각 가동된 1, 2고로 건설에 6조2300억원, 3고로 건설에 3조6545억 원이 들어갔다.

지난 7년간 생산유발 효과는 45조8810억원. 한국산업조직학회에 따르면 건설과정에서 21조3240억 원(1, 2기 13조9400억원·3기 7조3840억원), 고로 운영과정에서 24조5570억 원(1, 2기 16조2780억원, 8조2790억원)씩 생산유발 효과를 냈다.

또 총 20만6100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도 냈다. 건설과정에서 9만5800명(1, 2기 6만2600명·3기 3만3200명), 운영과정에서 11만300명(1, 2기 7만3100명·3기 3만7200명) 등이다.

이번 3고로 가동으로 무역 수지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1인당 철강소비량 1114.1㎏로 세계 1위, 조강생산량 15억4680만t으로 세계 5위 철강 강국이지만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한 철강 무역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다.

고품질의 쇳물을 생산하는 상공정은 최근까지도 포스코 등 일부기업이 전담하고 있어서 이후 제품을 생산하는 하공정 기업들은 소재용 철강재 부족분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해동안 중국, 일본에서 수입된 소재용 철강재는 2000만t으로 지난해 국내 조강생산량 6907만t의 약 30% 수준.

이에 따른 철강부문 대일 무역적자는 38억 달러로 전체 대일무역적자 256억 달러 중 14%를 차지한다. 중국산 철강재 무역적자액도 41억 달러에 달한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1, 2, 3고로 가동으로 발생하는 수입대체 효과는 연간 8조9000억원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품질의 철강 소재를 적기에 공급, 경기 침체로 고전하고 있던 건설, 조선, 기계, 자동차 등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이 크게 향상시키고 물론 무역 역조에 따른 국부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세계 11위 종합 철강사로 도약 


당진제철소 가동으로 현대제철은 글로벌 11위의 종합 철강회사로 급부상하게 됐다.

앞으로 당진제철소는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로서 현대·기아차의 미래 자동차 완성을 위한 철강 부품 개발이라는 중책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제철은 이날 3고로 가동으로 조강생산능력 기준 11위에 올라섰다. 세계철강협회 자료 기준, 2010년까지 글로벌 철강기업 순위 20위권 밑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3년만에 9계단을 껑충 뛰어오른 것.

현대제철은 전기로 1200만t, 당진제철소 1200t씩 모두 2400t의 조강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당진제철소는 건설용 강재부터 조선용 후판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신제품 생산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당진제철소 1고로 가동 이후 최근 3년간 총 81종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강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현재 국내 생산 중인 완성차 적용 강판 강종의 99%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올해도 차세대 자동차용 신강종을 개발 중이다. 내시효 외판,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고유 강판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내시효 외판은 항복강도(복원), 연신율(늘임)을 개선, 기존 외판보다 가공성 유지 기간을 연장한 제품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1년 이상의 시효 보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2014년께 내시효 강판이 양산되기 시작하면 판매망 확대가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이와 함께 ▲섀시용 초고강도 열연도금재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독자 신강종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고망간강 ▲초고강도 경량강판 ▲아연망간도금강판 등 차세대 신개념 자동차강판을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제품 선행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철강업체들이 대형 M&A를 통해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온 것과 달리 현대제철은 자체적인 투자만으로 이뤄져 더욱 의미가 깊다"며 "이번 3고로 화입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열사 시너지 기대…친환경은 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완공으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용 강판은 물론 철분말과 특수강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된다.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한 차원 높은 자동차산업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철강→자동차→철강→건설로 이어지는 친환경적 자원순환형 생산 구조는 '덤'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부터 연간 2만5000t의 고품질 철분말 부품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투자금은 1200억원으로 직접 고용 90명, 수입대체를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400억원에 달한다. 내년 2014년 2월 상업가동이 목표다.

철분말 공장은 스웨덴, 미국, 일본 등에서 전량 수입하던 물량을 대체, 자동차 부품 소재 수급 안정과 자동차 경량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현대제철도 내년부터 1조원을 투자, 자동차 핵심부품인 엔진과 변속기의 필수 소재인 차세대 특수강 공장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당진제철소 내 23만6000㎡ 부지에 정밀압연 고도화 설비를 갖춘 연산 100만t 규모의 특수강공장을 신축하는 것이 목표다.

자동차 핵심 소재인 특수강은 지난해 기준 국내 수요 중 30% 수준인 231만t이 해외 조달되고 있어 국내에 특수강공장 갖추면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직접고용 750명과 1조1000억원 규모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또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를 통해 철강 산업에서 모범적인 친환경적 자원순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당진제철소는 제철원료의 하역에서 저장까지 전 과정을 밀폐형 구조로 설계, 먼지와 소음을 차단하는 데다 최신 친환경 설비와 환경오염 방지 기기들을 갖춰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제철소로 탄생했다.

더구나 현대제철이 생산한 고급 강판이 현대·기아차의 외판으로 사용된 뒤 노후된 자동차를 철스크랩으로 현대제철이 수거, 다시 현대건설·현대엠코 등이 쓰는 건설용 자재로 재활용하는 순환 고리가 완성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원순환형 생산 구조를 갖춘 것은 현대제철만의 자랑"이라며 "특수강과 철분말 등 첨단소재 개발 사업을 통해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현대·기아차의 품질경쟁력 향상을 실현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충남 당진시는 포항, 광양에 이은 제3의 '철강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비롯, 동국제강, 동부제철, 휴스틸 등 국내 대표 철강사들이 잇따라 설비시설을 입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 지역 사업체 수는 2004년 6975개에서 2011년 말 9382개로 7년 새 35% 증가했고, 거주인구도 2004년 약 12만 명에서 2013년 16만 명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고용률은 전국 76개 시 중 3번째로 높은 67%을 기록하고 있다.

당진시는 입주기업들과 함께 국제적인 철강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당진시 관계자는 "2030년 인구 50만의 국제 항만 철강도시를 목표로 산업 인프라 조성에 한창"이라며 "당진항을 부산항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 규모의 무역항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W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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