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땅속의 보물’ 뿌리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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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松 건강칼럼] ‘땅속의 보물’ 뿌리채소
  • 박명윤 논설위원
  • 승인 2019.11.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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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과 우엉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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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 요즘 우리집 식탁에는 가을 제철요리로 연근(蓮根)조림과 우엉(牛蒡)조림이 자주 올라와 맛 있게 먹고 있다. 가을은 ‘땅속의 보물’이라 불리는 뿌리채소가 제철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10월 1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9 뉴욕오픈태권도 챔피언십’에서 한국 건강식품 홍보관을 운영했는데, 인공감미료가 첨가되지 않은 ‘연근스낵’이 자연산 식품을 선호하는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연우(蓮藕)라고도 하는 연근은 ‘연꽃’의 땅속줄기다. 진흙 속을 가로 기는 땅속줄기는 마디가 있고 희고 가늘며, 가을에 비대해져서 연근이 된다. 이 연근에서 잎이 되는 줄기와 꽃이 피는 줄기가 생기며, 꽃(연꽃)은 여름에 피고 열매(연밥)는 가을에 맺는다.


연근을 목적으로 하는 연 재배는 표토(表土)가 깊고 유기질이 많은 양토(壤土)나 점질양토(粘質壤土)가 적당하며 유기질 비료를 주로 사용한다. 번식은 봄에 뿌리의 선단부(先端部) 2마디 정도를 심거나 수확시에 이것을 적당히 남겨 둔다. 연근 수확은 진흙 속의 땅속줄기를 상하지 않게 수확하려면 숙련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엉(burdock root)은 한자명으로는 우방(牛蒡)이라고 한다. 엉거시과에 속하는 2년초(草)이며, 유럽ㆍ시베리아ㆍ만주 등지에서 야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각지에서 재배하는 귀화(歸化)식물이다. 우엉 줄기는 1.5m가량 자라며 뿌리는 길쭉하다. 뿌리만 먹는 것과 잎과 줄기를 먹는 것의 두 가지가 있다. 7월에 암자색 또는 백색 꽃이 핀다.


우엉을 한국ㆍ중국ㆍ일본에서 주로 먹으며, 구미(歐美)에서는 잡초(雜草, weed)로 취급한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재배해 왔으나, 우리나라는 비교적 최근에 식용으로 재배를 시작한 채소이지만 특유의 향을 가진 우엉은 우리에게 친숙한 식품이다.


연(蓮)은 연못이나 깊은 논을 이용하여 재배한다. 연은 불교(佛敎)와의 인연 때문에 사원(절)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재배되어 시경(詩經)에서 “저기 저 못둑엔 연잎이 있다.”고 하였으며, 중국 최초의 약물학에 관한 전문 서적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도 연이 기록되어 있다.


연근은 먹거리뿐 아니라 귀중한 약재(藥材)로도 사용된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7-1584) 선생은 어머니인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 5만원권 지폐의 초상화)을 여의고 오랜 기간 실의에 빠져 있다가 건강을 상하게 되었다. 이때 그의 건강을 회복시켜준 음식이 ‘연근죽’이라고 한다.


연근을 자르면 가는 실과 같은 것이 엉겨서 끈끈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뮤신(mucin)이란 물질이다. 뮤신은 당질과 결합된 복합단백질로 세포의 주성분인 단백질의 소화를 촉진하여 체내에서 활용하는 작용을 한다. 연근의 강장(强壯) 및 강정(强精)작용은 뮤신의 작용이 크다. 연근즙은 저혈압인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연근의 효능에는 지혈작용, 소염작용, 강장작용, 피로회복, 감기 기침 천식에 효과, 여드름 개선, 불면 노이로제 안정작용 등이 있다. 연근에는 탄닌, 철분이 많기 때문에 지혈효과가 있으며, 탄닌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작용을 한다. 비타민C가 풍부한 연근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며, 아미노산과 펙틴과 비타민B12 등은 말초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서 피부의 신진대사에 도움이 된다. 연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으며, 연근 달인 물을 마시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우엉에는 특유의 향기와 약용 효과가 있다. 즉 우엉은 다양한 식물화학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여러 가지 효능이 있다. 우엉의 주성분인 당질에는 녹말(綠末, starch)은 적고 대부분이 이눌린(inulin)이라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눌린은 다당류의 일종이며, 백색의 둥근 결정으로 비교적 물에 잘 녹으며 신장의 기능을 향상시켜 이뇨 작용에 효과가 있다. 식이섬유소는 정장 작용과 배변 촉진 효과가 있다.


이눌린은 신장에 좋아 우엉이 민간약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다. 그밖에도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으며, 위장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엉의 단백질에는 아르기닌(arginine)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은 것이 특색이며, 아르기닌은 요소(尿素) 사이클의 유일한 아미노산으로 암모니아와 탄산가스에서 합성한 요소를 분리한다.


연근과 우엉의 일반 영양소 함유량(가식부 100g당)은 다음과 같다.


연근, 생것(Lotus root, raw): 에너지 67kcal/ 수분 80.2g/ 단백질 2.1g/ 지질 0.1g/ 회분 1.2g/ 탄수화물 16.4g/ 섬유소 0.8g/ 칼슘 22mg/ 인 67mg/ 철 0.9mg/ 나트륨 36mg/ 칼륨 377mg/ 비타민A 0/ 비타민B1 0.11mg/ 비타민B2 0.01mg/ 나이아신 0.3mg/ 비타민C 57mg.


우엉, 생것(Burdock root, raw): 에너지 64kcal/ 수분 80.3g/ 단백질 3.1g/ 지질 0.1g/ 회분 1.0g/ 탄수화물 15.5g/ 섬유소 1.3g/ 칼슘 56mg/ 인 72mg/ 철 0.9mg/ 나트륨 5mg/ 칼륨 370mg/ 비타민A 0/ 비타민B1 0.04mg/ 비타민B2 0.06mg/ 나이아신 0.5mg/ 비타민C 3mg.


연근의 주성분은 당질이며, 대부분이 녹말이다. 아미노산으로는 아스파라긴, 아지닌, 티록신 등이 많으며, 레시틴과 펙틴도 함유되어 있다. 연근의 특색은 일반 식물에는 적게 들어 있는 비타민B12가 많이 들어 있다. 연근은 구멍이 많아 잘라 놓으면 모양이 좋으며, 저장성이 좋아 정과(正果) 등으로 이용된다. 연근을 구입할 때는 한 마디가 400g 이상 나가는 굵기로서 백색이고 구멍의 크기가 고른 것이 좋다. 보관 온도는 자연상태에서는 섭씨 10-24도, 씻은 상태는 5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연근을 자를 때 생기는 끈끈한 성분은 당분과 단백질이 결합한 것으로 이 끈끈이를 이별을 서러워하는 남녀의 애정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연근에는 크로로겐산(chlorogenic acid)과 폴리페놀(polyphenol)이 함유되어 있어 흑갈색으로 변하기가 쉽다. 변색을 막기 위해서는 식초(食醋)에 담가 요리하면 깨끗하게 본래의 색을 유지할 수 있다.


연근을 삶을 때 조금만 삶는 것이 좋으며, 식초를 넣고 삶으면 나쁜 맛도 빠지고 빛깔고 선명해진다. 연근(蓮根)저냐는 생연근을 강판에 간 다음 굵은체로 걸러서 물을 빼고 밀가구와 소금을 섞어 큼직하게 둥글려 기름에 지진 음식이다. 연근정과는 생연근을 엇썰어서 삶은 다음 소금물에 담가 3-4시간 지난 후 꿀물에 담가 약한 불로 졸여서 호박색이 난 뒤에 퍼내어 식힌 것이다.


연근 주요 생산지는 대구 반야월 지역, 경남 함안군 등이 있다. 대구 반야월 지역은 점질양토에 유효토심이 100cm 이상으로 뿌리 생육이 좋아 육질이 단단한 연근을 생산한다. 경남 함안군은 산간지역이 아닌 낙동강변의 충적토에서 재배하기에 재배환경이 알맞아 좋은 품질의 연근을 생산하고 있다.


우엉은 당질이 주성분인 알칼리성 식품이며, 섬유질이 비교적 많으며 비타민은 적은 편이다. 우엉을 삶으면 파랗게 되는데 이것은 우엉 속의 칼륨ㆍ칼슘ㆍ나트륨ㆍ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이 녹아나와 우엉의 안토시안(anthocyan, 花靑素) 색소가 반응해서 변색되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우엉은 껍질을 벗겨서 채썰게 되면 공기와 접촉하여 곧 갈색으로 변한다. 이는 우엉 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계 화합물이 산화(酸化)효소에 의하여 산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우엉은 껍질을 벗기고 채썰 때는 식초를 탄 물(물 1리터에 식초 1/2컵)에 바로 담가두면 변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식초가 산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우엉의 색을 희게하고 우엉의 떫은 맛의 성분인 타닌(tannin)이 식초에 녹아나와 떫은 맛을 뺄 수 있다.


우엉을 살 때 주의할 것은 껍질에 흠이 없고 탄력이 있으며 매끈한 것이 좋으며, 저장할 때는 건조하면 상하기 쉬우므로 건조하지 않게 다루어야 한다. 우엉은 아삭아삭한 질감이 있어 조림, 찜, 샐러드, 무침, 튀김 등에 이용하고 찌개에 첨가하여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한다. 우엉을 돼지고기와 함께 요리하면 산성식품인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우엉 특유의 향으로 제거할 수 있다. 된장에 박아서 장아찌로 하거나 된장찌개나 간장과 설탕으로 졸여서 반찬으로 한다. 설탕이나 꿀로 만든 정과는 간식으로 좋다. 


연근과 우엉 요리는 간장 양념으로 조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연근은 조리법에 따라 연근칩, 연근김치, 강정, 연근두부탕수, 연근고추장찌개, 연잎해물전 등 활용도가 다양하다.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는 연근과 우엉이 맛이 있으므로 몸에 좋은 뿌리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SW

mypark1939@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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