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법무부 보고' 반발하는 검찰, 정부의 결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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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무부 보고' 반발하는 검찰, 정부의 결단은?
  • 황채원 기자
  • 승인 2019.11.1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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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에서 검찰개혁 관련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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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황채원 기자] 법무부가 전국 검찰청의 41개 직접 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고, 검찰 수사단계를 장관에게 사전 보고하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검찰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면서 정부와 검찰의 마찰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법무부의 보고 내용을 보면 대검찰청이 자체 개혁안을 통해 폐지하겠다고 한 특수부 4곳과 함께 형사부, 공판부를 제외한 각 검찰청의 외사부, 공공형사수사부 등을 폐지하고, 서울중앙지검에 4곳이 설치된 반부패수사부를 2곳만 남기는 등 총 41개의 직접 수사 부서를 폐지한다는 계획이 있다.
 
또 중요사건의 수사 및 공판 등을 검찰총장이 수사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서 사전보고하는 것도 이번 보고에 포함이 됐다. 실제로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사후에 알게 됐다. 보고를 했어야했다"면서 절차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고 이에 검찰은 "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의 보고에 검찰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자신들과의 협의 없이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직제 개편을 보고했다는 점이 검찰을 자극했다. 뒤늦게 상황을 안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가 검찰청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검찰은 수사 부서의 축소로 검찰의 부패수사 역량을 줄이고 이로 인해 권력형 비리 수사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중앙지검을 예로 들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상상인저축은행 자본시장법 위반, 고등군사법원장 뇌물수수 의혹 등의 수사를 모두 폐지 대상 부서가 하고 있다. 따라서 법무부의 안은 검찰의 부패수사 역량을 대폭 줄여 전문성을 완전히 잃게 하려는 것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또한 법무부 장관에게 단계별로 보고를 한다는 것은 법무부, 정부가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며 현행 검찰청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현행 검찰청법 제8조에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한다'고 밝히고 있다.
 
검찰의 반발에 법무부는 14일 설명자료를 통해 "직접수사 부서를 모두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를 줄이는 방향으로 올 연말까지 추가 직제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축소 대상인 직접수사 부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현행 검찰보고사무규칙에 있는 각급 검찰청의 장의 법무부 장관에 대한 중요사건 보고와 관련해 올 연말까지 보고대상과 유형을 구체화하는 내용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며 검찰총장이 수사 중 사안에 대해 단계별로 법무부 장관에서 사전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정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법무부를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검찰과 논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의 분위기는 '이미 보고까지 했는데 내용이 바뀔 리 없다'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심지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정부의 '보복'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것도, 그리고 숱한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도 모두 '검찰개혁'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의 사퇴 후 법무부 장관 자리가 한 달이 되도록 공석으로 남아있고 자천 타천 후보자로 지목되는 이들도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검찰개혁이 뒷걸음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이번 추가 개혁안이 나왔다.
 
검찰의 수사 독점, 수사권 남용을 막으려는 정부와 이를 '독립성 훼손'으로 여기는 검찰의 갈등은 검찰개혁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고 넘어야하는 산이다. 비대해진 조직에 대한 정비와 보고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간여한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검찰의 강한 반발 속에 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리며 큰 산을 넘어갈지 지켜볼 때가 왔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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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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