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영면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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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영면에 들다!.
  • 시사주간
  • 승인 2013.09.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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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속 장례미사
▲ [시사주간=문화팀]

28일 오전 고(故) 최인호 작가의 장례미사가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추모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9시께 시작한 미사는 가족과 지인을 비롯해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염원하는 독자와 신자까지 500여명이 참석,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 명동성당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숙연하고 공허한 표정으로 앉아서 장례 미사를 기다렸다.

100여명의 독자와 신도들은 고인을 배웅하기 위해 일찍부터 성당을 찾아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도 손을 모으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기도를 올렸다. 일부 신도는 미사포를 쓰고 고인을 회고했다.

명동성동 전체로 울려퍼진 오르간 연주로 미사가 시작됐다. 영정사진을 든 유가족은 명동성당 앞부분으로 걸어가고 그 뒤에 운구도 뒤따랐다. 신도들은 '죽음에서 생명에로'라는 위령곡을 부르며 고인을 추모했다.

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한국 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작가였던 고인의 삶을 기렸다.

그는 "최인호 베드로 작가는 삶을 통찰하는 혜안과 인간을 향한 애정이 녹아있는 글을 쓰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이 시대 최고의 작가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거칠고 험한 삶 속에서도 위로와 희망을 건네던 선생님을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고 애도했다.

강론이 끝난 후 침착함을 읽지 않던 유족은 봉헌과 함께 주기도문을 외기 시작하자 눈물을 보였다. 할아버지와의 마지막 작별인사에 어린 손주들도 숙연하게 장례미사에 임하며 할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다.

배우 안성기씨는 고별사를 통해 고인과 나눈 대화를 풀어내며 생전의 고인을 추억했다.

애통한 표정의 안씨는 "형님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적이나 나쁜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니까 원수가 될 수 없으니 자기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가족을 열심히 사랑하라는 말씀이라고 답했다"며 "형님의 말씀은 그날 이후 제 가슴을 뜨겁게 하면서 아직도 식지 않고 고스란히 살아있다"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어 "이 세상에 오고 떠나는 것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만 이 갑작스러운 이별이 안타깝다.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서운한 마음도 든다"고 비통해 했다.

30여분간 조용했던 성당 안은 고별예식이 시작되자 이내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성수와 분향을 마치고 운구가 성당 밖으로 옮겨지는 동안에는 추모객 대부분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신도 10여명은 운구가 빠져 나간 뒤에도 명동성당에 남아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한 시간 동안의 미사가 끝난 후 고인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차량과 유가족을 태운 차량이 명동성당을 빠져나갔다. 한 수녀는 "최인호 선생님은 정말 소년 같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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