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석의 꿈' 변혁은 자신의 길을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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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석의 꿈' 변혁은 자신의 길을 갈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12.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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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보수' 표방하지만 '새로운 보수'에 대한 냉소 극복이 문제
지난 8일 열린 변혁 중앙당 발기인대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 사진 / 뉴시스
지난 8일 열린 변혁 중앙당 발기인대회에서 유승민 의원(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변혁)이 마침내 본격적인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변혁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창당을 본격화했다.

변혁은 '공정'과 '정의', '개혁적 중도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수도권 청년층의 표심을 잡은 뒤 전국 정당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대회에서 "변혁은 수도권의 마음부터 잡겠다. 수도권 젊은 분들 마음부터 잡겠다. 정병국, 이혜훈, 지상욱, 유의동, 오신환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모두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분들이고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안다. 이분들이 수도권 돌풍에 앞장서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하태경 의원은 대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은 청년들이 주도하고 중도층까지 흔쾌히 지지하는 정당이다. '올드 보수' 중심으로는 최대 70~80석을 얻는 데 그쳐 필패한다. 150석, 과반을 넘기려면 변혁이 중심이 되어야한다"면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은 해산하고 새로운 판짜기를 해야한다. 새로운 판의 세력은 우리가 되는 것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이고 대선에서 정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혀 변혁 중심을 강조하는 한편 한국당과 바미당으로는 보수가 승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1단계 원외 지역위원장, 2단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완료되면 지역구 의원 9명이 탈당하고, 마지막으로 비례의원들이 탈당할 것"이라면서 "1월 초 정식 신당이 만들어질 때 함께할 수 있는 3단계 로드맵을 생각 중"이라고 밝히면서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통합 3원칙'을 한국당이 수용해야하며 일단 정당 해산이 전제되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승민 의원은 "광주의 딸 권은희 의원은 광주에서, 부산의 아들 하태경 의원은 부산에서, 제일 어려운 대구의 아들 유승민은 대구에서 시작하겠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에 남아있는 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패스트트랙 상황 종료시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오신환 의원은 9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패스트트랙 관련해 정기국회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그 상황이 종료되면 저희는 바로 탈당할 예정이다. 사실상 바른미래당의 희망은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안철수와 유승민 두 당 대표와 그와 함께하는 세력들이 통합을 이뤄낸 것인데 지금은 완전히 변질되어 있다. 뜻을 같이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당을 장악하고 왜곡되어 있는 당의 운영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혁이 신당 창당을 본격화하고 한국당을 향해 '정당 해산 및 변혁 중심'을 선언하면서 한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꿈꿨던 '보수대통합'은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새로운 보수로 '150석'을 자신하는 변혁이지만 이들의 의도대로 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은 9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4년 전에는 양극단화된 계파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심했고 그 틈새로 국민의당이 성공했는데 지금은 보수층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증오감이 크기에 개혁보수, 중도보수 등의 노선을 주장하는 이들의 입지가 좁아졌다. 지금의 '유승민 당'이 가지고 있는 구도는 2016년 국민의당보다 더 어렵다고 봐야한다. 2030 중도층을 노리고 반듯하고 차별화된 것을 만드는 것은 잘할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는 결국 구도가 중요하고 거기에서 별로 유리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관건은 바른미래당을 함께 만들었던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 여부다. 하태경 의원은 "지금은 저희가 개문발차(문을 열어놓고 출발)할 수밖에 없지만 합류할 것으로 본다. 올 12월 중에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 전 대표가 합류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9일 입장문을 통해 "안 전 대표는 현재 해외 현지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신당 참여 의사를 밝힌 적도 없고 그럴 여건도 아니다"라며 신당 합류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구조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도 본인의 역할을 하기가 참 모호한 상황이다. 정치를 재개하냐 여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변혁 참여 여부는 굉장히 후순위에 있는 부분이다. 안철수계 비례대표들의 경우 안 전 대표의 의중을 듣고 같이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데 아마 내년 2월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변혁의 뿌리가 됐고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제안에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던 유승민 의원의 '보수통합 3원칙'이다. '중도보수'를 내걸고 150석의 꿈을 꾸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이들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회의 모습을 본 많은 이들은 ‘새로운 보수’라는 말에 냉소부터 보내고 있다. 결국은 개혁을 막는 세력이라는 선입견부터 불식시켜야한다는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 구도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변혁이 과연 자신들의 꿈을 이룰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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