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역대급 재산분할 요구…최태원의 이혼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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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역대급 재산분할 요구…최태원의 이혼별곡
  • 이보배 기자
  • 승인 2019.12.1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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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4년 전 '셀프폭로'…동거녀·혼외자 공개
노소영 반격, 1조4000억원 재산분할 요청 '시선 집중'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 / 시사주간 DB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연일 화제다. 4년 전 최 회장이 동거인과 혼외자를 '셀프폭로'했음에도 "이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노 관장이 돌연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최근 SNS를 통해 노 관장은 "이제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주식의 42.29%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1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급 이혼 맞소송'이다.

재벌가의 '사랑과 전쟁'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셀프폭로로 세간을 뒤흔든 최 회장의 '순애보(?)'는 파격적이었다. 일각에서는 '최소 위선적이지는 않다'며 최 회장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했지만 그의 당당함에 대한민국 조강지처들은 공분했다.

노 관장의 이혼 맞소송에 네티즌의 응원이 이어지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일 것이다. 네티즌은 "처자식 버리고 기업도 갖겠다는 건 큰 욕심" "대한민국의 조강지처들이 이 재판을 주시하고 있다" "노소영 화이팅! 전 국민이 응원한다" 등 노 관장을 응원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4년 전 최 회장이 자신의 외도와 혼외자를 고백했을 때도 이혼을 강력히 반대했던 노 관장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계 일각에서는 '후계구도'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노 관장이 최 회장의 혼외자녀에게 상속되는 것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 노 관장은 이혼에 합의하는 대신 최 회장의 SK 지분을 확보해 자신의 세 자녀가 후계구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불어 노 관장이 재산분할을 받게 되면 경영권을 견제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의 최대주주는 최태원(18.44%)을 비롯한 24인으로 전체 지분 중 29.62%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다.

노 관장의 요구대로 재산이 분할되면 노 관장은 SK그룹 지분 7.79%를 확보하며 5%이상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물론 그렇다 해도 최 회장의 우호지분율은 여전히 20%를 상회해 당장 경영권이 흔들릴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SK 지분 8.28%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혹은 외국인 투자자와 손잡는다면 최 회장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최 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배분할 수 있어 노 관장이 미리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동생과 사촌 등 친족들에게 SK그룹 지분 5.11%를 증여했다. 시가로 환산하면 9228억원, 1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당시 최 회장은 '20년 전 마음의 빚'을 갚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역대급 이혼 맞소송 소식에 재계와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 회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노 관장의 SNS 글 공개 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혼과 관련된 질문엔 일체 답하지 않았다.

작은 발언 하나가 '이혼 맞소송'에 몰고 올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의 조심스런 처신이 일면 이해가 가지만 4년 전 "어떠한 비난과 질타도 달게 받을 각오로 용기 내 고백한다"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결국 두 사람의 재산분할은 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날 가능성이 높지만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친족들에게 1조원을 증여한 최 회장이 30년 혼인관계를 유지한 아내에게 1조4000억원을 주지 못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4년 전 동거인·혼외자를 고백하며 "결자해지하려고 한다"던 최 회장의 결자해지 시점이 찾아왔다. 어차피 헤어질 사이라면 상처만 남는 법정공방보다는 품위와 기품을 겸비한 쿨한 이별이 낫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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