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선택하기 어려운’ 이낙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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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선택하기 어려운’ 이낙연의 길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12.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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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출마, 선대위원장, 총리 유임 등 예상
후임 총리 인준 문제 등 걸림돌 많아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 뉴시스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차기 대권주자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총리가 지역구 출마로 국회에 입성할 지,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이끌며 차기 당권을 노릴 지, 아니면 지금처럼 국무총리직을 유지하며 문재인 정부를 이끌 지 여러 갈래의 길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총선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6일 이전에 사퇴를 해야하며 3월 16일 안에 사퇴하면 비례대표 도전은 가능해진다. 따라서 청와대는 이번에 새 국무총리 인선을 하고 있지만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이낙연 총리의 행보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당초 총리 후보로 유력하다고 알려진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보진영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며 총리직 고사 의견을 전달했고 이후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전직 국회의장이 국무총리로 가는 전례가 없는데다 정 의원이 국무총리보다는 차기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리직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국회 인준 등을 생각할 때 정 의원의 지명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월 중순 내에 총리가 지명이 되고 인준이 되는 경우 이낙연 총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우선 지역구 출마다. 정세균 의원이 총리직을 수락할 경우 정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가 무주공산이 된다. 당초 종로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불출마와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 총리가 '정치 1번지'인 종로에 출마해 '민주당 바람'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종로구가 차기 대권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서울 광진을에서 5선을 한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종로가 아닌 광진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광진을은 자유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추 의원과의 대결을 노리고 기반을 닦고 있어 중량감을 고려한다면 이 총리가 오 전 시장과 맞서야한다는 것이다.

두번째 길은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이다. 이는 1월 16일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되는 경우에 생각할 수 있는 길이다. 비례대표 번호를 받고 당의 승리에만 집중하도록 하자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국민들에게 가장 큰 호감도를 얻고 있기에 그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루어야한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지역구를 맡은 상태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지역구에 소홀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고 자칫 패배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지역구보다는 선대위원장으로, 비례대표 후보로 당 승리를 이끄는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선거를 이끌고 승리를 한다면 차기 당권도 충분히 노릴 수 있고 이를 통해 대선 가도도 쉽게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 총리가 이번에도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임명이 될 수 있는데 현 정국에서 야당이 국무총리의 인준을 쉽게 해 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직 의원들이 그동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또다시 어수선해진 국회에서 인준이 쉽게 이뤄진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또 총리 인준이 되지 않는 경우 국정 공백까지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집권여당이 선거에서 패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기에 안정을 위해서 이 총리를 계속 유임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순신 장군을 임명한다고 해도 자유한국당이 표결로 찬성해줄 리가 없고 총선을 앞둔 다음에 민주당과 집권여당이 어려움을 겪어야 본인들의 총선 득표력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칫 총리 부결 사태, 총리 공백 상태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는 것은 집권여당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안전 지향으로 간다면 이 총리가 총선 때까지 머무르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은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달려있다"고 밝혔다.

본인이 선택하기 어려운 길, 지금 이낙연 총리는 그 길 위에 서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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