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문희상 의장의 자식사랑 ‘옥시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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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문희상 의장의 자식사랑 ‘옥시토신’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9.12.1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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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결혼 후에도 사사건건 부모에 기대어 사는 ‘신캥거루족’이 득실댄다고 한다. 요즘 말로 ‘깜놀’이다. 30대 까지 보살피는 건 약과고 40대 까지도 돌보는 부모가 있다 하니 참 고달프다.

정치판에도 캥거루족이 있다. 수년 전 작고한 모 야당(당시) 중진 의원은 자나깨나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이 걱정이었다. 그는 애면글면하다가 필자가 근무하는 신문사에 힘을 써 아들을 내리 꽂았다. 그러나 몇 개월 지나지 않아 퇴사를 했다. 그런가 했더니 1년 쯤 지나 아버지가 있는 당의 공천을 받아 모 지역구에 입후보해 떨어졌다. 그러나 재수해서 마침내 금배지를 달았다. 그의 경력란에는 아직도 신문기자가 붙어있다. 사람들은 굳이 들여다 보지 않아도 아버지의 힘으로 공천을 받았으며 신문사 입사는 경력쌓기 발판임을 알았다. 사람들은 혀를 찼다.

최근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아들에게 지역구를 넘겨 준다고 한다. 입방아 찧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문 의장은 “내가 실력도 없는 아들을 (국회의원) 시키려고 이렇게 하겠나”며 “경선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빠 찬스’란 말이 나돌고 “출발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한나라의 국회의장 쯤 되면 ‘전전긍긍하기를 깊은 못가에 가까이 가듯 하고 얇은 얼음을 밟는 듯하여야 한다(戰戰兢兢,如臨深淵,如履薄冰)’라는 말을 허투루 들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잖아도 공수처법이나 선거법에 앞장서다시피 하는 걸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인간적으로 보면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털이 보드랍고 반지르르하다)하다’고 했으니 하물며 인간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부모의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은 누가 말릴 수도 없다. 더군다나 아들은 40대 후반이다. ‘캥거루족’ 운운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말린다고해서 들을 나이도 아니다. 내리사랑의 ‘옥시토신(oxytocin)’이 넘쳐서 그러니 그 생물학적 기전을 어찌 하겠는가마는 그래도 보는 눈이 있으니 참 난감하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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