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겨울왕국 2' 노키즈존 논란과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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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겨울왕국 2' 노키즈존 논란과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19.12.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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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영화상영관의 시청각 장애인 영화관람 차별행위'에 대해 진정을 제기했다. 사진 / 임동현 기자
지난 7월 장애인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영화상영관의 시청각 장애인 영화관람 차별행위'에 대해 진정을 제기했다. 사진 / 임동현 기자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기세가 꺾이고 있지만 영화 <겨울왕국 2>의 인기는 여전하다. 1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단시간에 천만 관객을 확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문제도 남겼다.
 
아동 관객 때문에 <겨울왕국 2>를 보러 온 어른들이 불편하다는 볼멘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노키즈존(no kids zone)을 설정해 아동관객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확대됐다. 노키즈존 설정에 대한 여론조사도 돌았다. 한쪽에서는 노키즈존은 아동혐오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아동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우려들도 나왔다.

<겨울왕국 2>의 노키즈존 논란을 보면서 씁쓸해하는 모습의 장애인들을 본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들어오지 말라는 식당, 장애인이 혼자 입실하면 안 된다는 목욕탕, 휠체어는 출입할 수 없다는 주점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영화관의 경우 장애인의 출입을 노골적으로 막던 때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장애인들이 영화관에 가는 과정은 모험이다. 불편한 도로나 교통시설 때문이다. 영화관에 도착하더라도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영화관 ‘진입’이 녹녹치 않다. 

영화관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화장실이나 매점 등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 확산되는 무인발권기(키오스크) 이용도 장애인의 영화관 이용을 가로막는다. 결국 장애인들이 영화관에 가더라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리지 않으면 이용이 어렵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영관 내부도 마찬가지이다. 맨 앞자리나 뒷자리에 고정된 휠체어 좌석으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화를 봐야한다. 듣는데 장애가 있어나 보는데 장애가 있는 이들은 관람 서비스가 부족하여 영화 자체를 감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몸도 불편한데 왜 밖으로 나오려 하느냐.’, ‘다른 사람들까지 불편하게 왜 난리를 피느냐.’고 말이다. 급기야 ‘장애인들만 이용하는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오래전 필자가 장애인의 영화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장애인영화제’라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할 때다. 주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 일반극장에 장애인이 드나들면 비장애인들이 불편해진다고 말이다. 관객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별도의 공간(전용관)을 만들어 장애인들만 따로 보라는 ‘충고’도 많이 들었다. 

지금은 장애인차별 금지 법률들이 있어 대놓고 이러한 이야기하는 못한다. 그럼에도 종종 뉴스에서 접하는 장애인의 차별을 들여다보면 노키즈존의 논리와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법률적으로서 장애인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장애인은 ‘분리’의 대상인 것이다.

<겨울왕국 2>에서 불거진 노키즈존처럼 ‘불편하기 때문에 분리하자’는 논리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분리를 하면 편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리가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분리의 생각들이 커지면 혐오의 대상이 생기고, 사회가 갈라진다. 과거 나치의 인종정책이나 미국의 흑백 분리정책 등이 그러한 예들은 많다. 분리정책으로 사회가 조각나고, 많은 이들이 차별을 받고, 쫓겨나고, 목숨을 잃었다.

극단적 역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분리’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방해요소이다. 그래서 인류의 유산인 ‘인권’의 요소 가운데 하나는 ‘타인을 위한 불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키즈존 논란은 분리가 아닌 공존을 찾는 방향으로 전환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겪는 차별의 문제, 장애인의 영화 관람의 문제도 인식의 전환이 되어야 한다. 법률에 있으니 영화관에 장애인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기 위하여 장애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영화관에 장애인의 접근 환경을 만들고 영화관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긴 안목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겨울왕국 2>의 노키즈존 논란을 계기로 장애인의 영화관람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았으면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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