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보는 2019년④] 황교안의 등장, 장외로 나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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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2019년④] 황교안의 등장, 장외로 나간 정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9.12.3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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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 모습 보였지만 지지자 외 인정 못 받아, 내년 총선에 모든 것 걸려
국회를 벗어나 장외에서 존재감을 알리려했던 황 대표의 그동안의 모습이 내년 총선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단식 농성 중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청와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발표 이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국회기자단
국회를 벗어나 장외에서 존재감을 알리려했던 황 대표의 그동안의 모습이 내년 총선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단식 농성 중이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월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청와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 발표 이후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국회기자단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국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미래를 바라보며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보이질 않는다".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올 1월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전부터 보수층에서 '대선후보 1위'의 지지를 얻고 있었던 황 전 총리는 2월 열린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야권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2019년 혼란의 국회, 혼란의 정치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보수야당에서 볼 수 없었던 삭발투쟁, 단식투쟁, 장외투쟁 등을 통해 존재감을 보이려했고 지지자들의 성원을 얻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국회 운영이 큰 지장을 받으면서 '자신만 주목받으려는 정치',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그는 지금도 야권 대선후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대선 직전까지 이 상황이 유지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쨌든 황교안의 등장은 탄핵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보수의 반격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2019년 정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 대표가 된 직후 열린 4월 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은 1승 1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패배가 유력시되던 경남 창원 성산 지역구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고 경남 통영 고성군에서 낙승하면서 황 대표 체제가 견고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당은 5.18을 앞두고 잇달은 5.18 망언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문재인 대통령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낫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잇단 실언으로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황 대표가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서 '반성없는 한국당'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 공수처 설치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이로 인한 '동물국회'의 출현 속에서 황 대표는 이른바 '민생투쟁 버스 대장정'을 시작하며 "가시밭길에 국민께 박힌 기시들을 뽑으며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민생행보는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로만 돌아다니는 대권놀음'이라는 비난에 직면했고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국회는 추경 예산 등을 처리하지 못하고 공전을 거듭해야했다. '국회가 열리면 황 대표가 중심에서 멀이지기에 장외를 고집하는 것'이라는 일부의 의견이 나온 것도 이 무렵이었다.

각종 논란과 야당의 잇달은 반대 속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자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며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단행했고 지난 11월에는 지소미아 종료, 불법 패스트트랙 강행 등에 저항한다는 의미로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도 그가 있었고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를 반대하며 국회로 난입하려는 시위자들에게 "우리가 승리했다"고 말했던 이도 그였다. 

그의 이런 투쟁은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문제는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전 정권의 실세 역할을 하면서도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 없이 문재인 대통령 공격만을 일삼은 것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국회의 일정을 모두 무시하고 자신 중심의 투쟁으로 일관한 것에 대한 비판이 존재하고 있다.

특히 단식투쟁은 '지소미아 연장'을 내세운 점 때문에 ‘일본 입장을 외치는 것이냐’라는 비판을 받아야했고 민주화 및 생존 투쟁의 상징인 단식, 삭발의 뜻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계속 이어지는 장외투쟁에 한국당 내에서도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나왔고 국회로 돌아가 일을 하라는 민심에 대한 외면은 결국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 통과까지 막는다는 국민의 거센 비난으로 이어졌다. '투사'를 자처했지만 그 투쟁이 모두 비난의 대상이 되면서 황 대표의 ‘아마추어’ 정치가 도마에 오르는 상황이 전개됐다. 

내년 총선은 어쩌면 그의 정치 인생을 가름할 중요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종로구 맞대결, 비례대표 출마 등 여러 설이 나오지만 지역구나 비례로 출마한다고 해도 당이 참패한다면 대권주자로서 그의 이미지에는 큰 타격을 입는다. 물론 선거를 잘 치를 경우 ‘황교안 체제’를 무너뜨릴 방법은 사실상 없어진다는 점은 황 대표에겐 호재다.

황교안의 등장은 이른바 '탄핵'의 망치를 맞은 세력들이 다시 전면에 등장해 '문재인 심판'을 외치는 상황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가 과연 탄핵 이전처럼 다시 권력을 잡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어지러웠던 정치 상황. 국회를 벗어나 장외에서 존재감을 알리려했던 황 대표의 그동안의 모습이 내년 총선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다. 국민은 황 대표의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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