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칼럼] 교황이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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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칼럼] 교황이 화났다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20.01.0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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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도 인간, 자연스런 현상
그래도 교황인데 "실망"

[시사주간=주장환 논설위원] 지난해 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여성이 손을 잡자 손을 두 차례 후려치며 뿌리쳤다고 한다. 돌아선 교황의 표정은 굳어 있었으며 교황이 눈에 띄게 화가 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일을 두고 “교황도 인간이며 아무리 훌륭한 인격자라고 해도 갑작스런 일에는 당황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며 ‘본능적 반응’을 옹호하는 사람과 “그래도 교황인데 실망했다”는 사람으로 나뉘었다. 교황은 “우리는 자주 인내심을 잃으며 그건 내게도 일어난다"면서 "어제 있었던 나쁜 예시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사실 위대한 종교인이라도 순간 터져 나오는 화를 참기가 쉽지 않다. 인류 4대 성인인 공자도 제자인 재여가 낮잠을 자자,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고, 거름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 내 재여에 대해서 무엇을 꾸짖겠는가!하고 화를 내셨다.

인간인 이상, 화를 내는 것은 어찌보면 가장 자연스런 현상이다. 주희는 사단을 ‘이지발(理之發)’로, 칠정은 ‘기지발'(氣之發)’로 설명하여 노여움(怒) 등 7가지 정을 인간의 자연스런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자 ‘의(毅)’는 ‘굳세다’, ‘강인하다’ 라는 뜻 외에 ‘함부로 버럭 화를 내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의’는 ‘맷돼지가 바늘에 찔려 뻣뻣한 털을 곧추세우며 성내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의연(毅然)하다’처럼 사용되면 의지가 굳세어서 끄떡없다는 의미가 된다. 야생 멧돼지와 싸우니 두렵고 무섭지만 잘 버텨 극복하는 모습이다.

공자는 ‘강의목눌근인(剛毅木訥 近仁)’ 이라 했다. 강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한 것이 ‘인(사랑)’에 가깝다는 말이다.

교황도 인간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교황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좀 더 의연했으면 좋았을 것을 쥐의 해에 괜한 구설수만 낳았다. 그러나 그것도 하느님의 뜻이라면 좋은 일일 수도 있다. SW

jj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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