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도급계약이 순차로 체결된 경우에 근로기준법상 수급인 근로자의 임금에 대한 책임 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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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종 변호사의 법률칼럼] 도급계약이 순차로 체결된 경우에 근로기준법상 수급인 근로자의 임금에 대한 책임 범위는?
  • 이호종 변호사
  • 승인 2020.01.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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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 / 법무법인 해승
법무법인 해승 이호종 대표 변호사. 사진 / 법무법인 해승

Q. 건설업자인 甲은 2018. 10.경 건축주로부터 건물 신축공사를 도급받았습니다. 이후 甲은 이 공사의 일부인 전기, 배관, 보온 공사를 건설업자가 아닌 乙에게 하도급을 주어 진행하였습니다. 甲으로부터 위 공사에 관하여 하도급을 받은 乙은 근로자 丙을 고용하여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甲은 기성고에 따라 乙에게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하였으나 乙은 丙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해 버렸습니다. 이에 丙은 임금체불을 이유로 甲과 乙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甲은 乙에게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근로자 丙에 대한 체불임금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져야 하나요?

A. 도급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각종 공사, 특히 건설공사에 있어서 하수급인은 대개의 경우 도급인이나 상수급인에 대한 종속도가 높고 그 사업의 규모도 영세하여 근로자에게 임금을 체불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는 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 제44조와 법 제44조의 2에서 직상수급인에게도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에 대한 연대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다만, 법 제44조는 도급 사업의 전반에 적용되는 규정인 반면에 법 제44조의 2는 건설업에서 직상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닌 자에게 하도급을 준 경우에 한정되어 적용되는 규정이므로 그 적용범위에 있어서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법 제44조에서는 하수급인이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직상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책임을 부담하지만, 법 제44조의2에서는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를 불문하므로 적용요건에서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렇게 적용범위와 적용요건을 다르게 하여 법 제44조의 2를 규정한 이유는, 건설업에서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위법하게 건설공사를 하도급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기 위함입니다.

이러한 입법취지에 따라 이 사례를 살펴보면 직상수급인 甲이 건설업자가 아닌 乙에게 하도급을 주고 하수급인 乙에게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하여 이행이 끝난 상황에서도 직상수급인 甲이 하수급인의 임금 미지급에 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는지에 관하여 최근 대법원은 법 제44조의 2는 직상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도급금액을 전부 지급하여 이행이 끝난 상황에서까지 연대의무를 부과하려는 취지라고 해석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선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직상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10. 31.선고 2018도9012판결) 

결국, 사례에서는 비록 甲이 乙에게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乙이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 지위에 있는 이상 甲은 乙이 미지급한 임금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부담하여야 하고, 이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죄의 형사처벌도 피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나아가 甲은 건설업자가 아닌 乙에게 하도급을 주었으므로 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 및 제96조 제4호에 위반되어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의 대상도 됩니다. 따라서 건설업자가 아닌 자에게 하도급을 주게 되면, 직상수급인은 하도급 행위 자체로서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을 받을 뿐만 아니라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체불임금에 대해서도 귀책사유와 무관하게 연대책임을 부담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SW

law@haese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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