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석열 총장의 ‘정의’ 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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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총장의 ‘정의’ 만 남았다
  • 시사주간
  • 승인 2020.01.0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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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회동을 위해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회동을 위해 7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어젯밤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에 대한 검찰 인사는 한마디로 법치의 훼손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문제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장을 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로 교체하고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의 감찰 무마 사건을 맡았던 서울동부지검장을 좌천시켜 현재 진행 중인 사건에 찬물을 부었다.

법무부는 “공석 내지 사직으로 발생한 결원을 충원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기 위한 통상적인 정기 인사”라고 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이로써 윤석열 총장의 손발을 잘라 권력수사를 차단하려한다는 의혹은 진위가 드러났다.

우리는 이런 식의 인사가 민주정부라 자칭하는 이 정권 하에서 일어났다는 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구멍가게 수준의 기업이라도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고 책임자와 협의한 다음 인사를 하는게 기본 자세다. 검찰 인사도 마찬가지다. 인사가 시행되려면 최소 두 달 전부터 준비를 해서 법무부 인사담당 검사→검찰과장→검찰국장→법무부 장관→청와대와 협의 및 대통령 보고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법무부는 윤 총장에게 사전 협의도 없이 쉬쉬하다가 당일 9시 30분쯤 법무부장관실에서 10시 30분에 만나자고 했다. 이건 누가봐도 정상이 아니다. 보통 사람도 약속을 하려면 최소 하루 전에는 연락을 해서 상대방에게 시간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게 상식이다. 이건 처음부터 윤총장과 상의할 생각이 없었다는 말이다.

윤 총장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그의 ‘정의’를 지켜봐 왔다. 손발이 다 잘린 상태에서 일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기가 벅찰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사족이 없으면 배로 기어가면 된다. 새로 임명된 사람들이 윤 총장과 뜻이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부하직원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대한민국 검사’라는 것이다. 소신을 가지고 옳음과 그름을 판단해 낼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지금 제기된 그리고 수사 중인 여러사건들을 진영에 치우지지 않는, 공평한 그리고 정의로운 ‘검사의 양심’으로 잘 처리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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