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정당의 청년 인재 영입과 ‘말 뿐인’ 청년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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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정당의 청년 인재 영입과 ‘말 뿐인’ 청년 정치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01.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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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9일 국회 본청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발대식에서 이해찬 민당 대표가 청년 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6월 19일 국회 본청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발대식에서 이해찬 민당 대표가 청년 위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국회기자단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정당에서 정치인으로 육성되지 못하는 청년 당원과 청년위원회의 역할에 관한 문제는 4년 임기를 수행할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항상 대두된다. 오는 4월 15일 실시되는 제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앞두고 각 당은 청년 영입 인재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청년 영입 인재 마케팅이 화제다. 1호, 2호 등 호수를 매겨가며 여당은 청년 영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정당 내 청년 당원들의 존재와 위상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정당의 정치참여에 있어 청년 정치의 정점에 청년위원회가 있다. 청년위원회를 대표하는 청년위원장의 위상은 정당의 확대간부회의 등 주요한 회의에 참석하여 발언권을 얻는 것으로 확인된다.

더불어민주당 청년 당원들은 2017년 탄핵정국과 촛불정국의 영향으로 대거 입당했다. 2017년만 해도 청년 당원이 100만 명에 육박하는 젊은 정당으로 새로워지고, 청년 정치가 꽃을 피울 것이라 예견됐다. 하지만 국내 정당의 관행과 관성은 여전해, 과거를 답습하듯 청년 정치는 위축되고 제자리걸음이다.

과거 필자가 정당의 당원을 하며 늘 절감했던 문제의식이다. 당내 청년 정치인 육성은 도무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정당은 창당과 소멸을 거듭했다. 이런 마당에 청년 정치인으로 교육받고 성장하는 풍토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100년 가는 정당을 외치며 창당했던 노무현 참여정부의 열린우리당은 불과 3년 반 만에 해산했다. 열린우리당 당시 노무현 정치의 슬로건이던 ‘원칙과 신뢰’에 공감한 청년 당원들의 정치 참여 열기는 얼마나 대단했던지 지금도 생생하다. 이후 필자가 참여한 진보좌파 정당들의 이합집산 행태는 참담한 경험이었다.

큰 선거를 앞두고 잦은 창당과 해산을 거듭하는 정당들은 언제나 젊은 정치를 일성으로 내세운다. 청년 정치가 자리매김하려면 정당 내에서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방향성으로 꾸준히 추진하고 성장시켜야한다. 청년 당원들이 정치 학습을 열성적으로 하며 정책 개발, 각종 법률과 그 이하 법령에 대한 모니터 활동, 그런 한편 정무감각을 익혀 나가는 것이 청년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길이다.

하지만 정당 내 청년위원회와 대학생위원회까지 존재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정당에서 얼마나 정치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정치학습을 받는지 항상 의문이다. 큰 선거를 앞두고 정당들은 단골 프로그램인 청년정치학교를 경쟁적으로 연다. 이 시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대학교수진, 정치평론가와 여론전문가, 유명 언론인 등으로 강사진이 구성된다. 여의도 젊은 정치를 외치며 현란한 구호로 무장한 반짝 정치학교가 열리는 것이다.

국내의 정치와 다르게 서구의 정치는 젊어지고 있다. 30대 총리가 이제는 대세를 이룬다. 지난해 연말 사퇴했지만, 만 31세로 오스트리아 총리를 역임한 제바스티안 쿠르츠를 비롯해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도 취임 당시 만 39세였다. 현재 세계 최연소 총리는 핀란드의 35세 산나 마린이다. 뉴질랜드 총리도 30대이며 40대 총리인 캐나다, 스페인 등 현재 유엔 회원국 중 30~40대 국가지도자가 21명에 달한다. 그만큼 유럽 정치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

이들 젊은 정치지도자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당에서 청년당원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인물들이다. 영국 노동당 당수로 총리를 한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전 총리 역시 청년 시절부터 노동당에서 맹렬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스웨덴 총리였던 올로프 팔메는 40대 초반의 나이로 국가 최고 지도자가 됐는데, 팔메는 15세부터 사회민주당의 청소년위원회에서 정치 학습으로 경력을 쌓았던 인물이었다.

젊은 정치인을 키우려면 정당이 단단해야한다. 서구 유럽 정당의 역사는 1880년대 창당된 정당들이 대부분으로 이미 100년이 훌쩍 넘은 정당들이다. 때문에 정당 내 청년 정치인 양성은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뤄져야만 가능하다. 우리나라처럼 정당의 창당·해산이 빈번한 상태에서 청년 정치인 출현은 요원하다. 그러니 청년당원들은 소모품이니, 일회용이니 하는 자조적인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전국청년위원회, 전국대학생위원회까지 구성되어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들은 과거 어떤 시기보다 조직 활동이 활발한 듯 보였다. 그러나 21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청년 인재라는 명칭으로 속속 영입되는 인물들에 대한 심경은 착잡해 보인다.

지난해 12월 1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한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 모두발언 중 일부분을 빌려보자. “밀레니얼세대 34세 총리, 32세 내무장관, 32세 교육장관까지 유럽의 한 국가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갑자기 출연한 것이 아니라, 정당에서 오랫동안 잘 훈련받은 정치인들이란 것이다. 우리도 다변화에 익숙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인재가 제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당에서 10대부터 경험과 실력을 쌓아 2030 베테랑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젊은 정당이 되겠다고 인재 영입이라는 수식어를 다는 2030 청년들의 전문성은 어떠한가? 국회의원의 임무는 크게 세 가지다. 헌법과 법률을 개정 제안 및 의결, 정부 예산 심의 확정, 결산 심사다. 이러한 직무는 국가 운영과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연관을 미치기 때문에 전문성과 뛰어난 업무 수행능력을 요구한다. 사회경력이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외부 인사를 영입해 유능한 보좌진을 붙여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청년 영입 인재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공천을 받게 될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 전략 공천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정당에서 2030세대를 겨냥해 감성 스토리에 치중한 청년 영입은 또 다른 소모품으로 활용될 우려가 크다. 이래서는 정당혁신, 정치혁신은 어렵다.

현재 한국은 경제 상황은 물론이요, 이념적·사회적·정치적 위기에 처해있다.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지만 다음 세대의 삶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줄 새로운 세계를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치권은 냉철히 생각해봐야한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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