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 연임 결정, DLF 사태 '배상했으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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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손태승 연임 결정, DLF 사태 '배상했으니 끝'?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1.1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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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치매 환자에 DLF 판매하는 등 불완전판매로 물의
우리금융지주 "경영악화, DLF 사태 대처 잘해... 그룹 안정 먼저"
금융정의연대 "도의적 책임 느끼고 물러나야", 제재심의 결과 주목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말 손태승 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DLF 불완전판매로 고객들에게 대규모 원금손실을 입힌 것은 물론 고령의 난청 치매 환자에게 DLF를 판매하는 등 무리한 판매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임 결정을 내린 것이 합당한가라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의연대는 13일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손태승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했다"면서 "지난 임기 우리은행이 초래한 일련의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근본적 문제해결 없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단순히 자신의 권력구도를 구축하려는 욕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우리은행의 DLF 투자손실 분쟁 3건에 대해 '불완전판매' 결정을 내리고 각 투자자별로 40~80%를 배상할 것을 결정했다. 특히 투자 경험이 없고 난청을 겪고 있는 79세 치매환자에게 판매를 한 사례에 대해서는 분쟁조정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80% 배상'을 결정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주부에게 '손실확률 0%'를 강조한 사례(75% 배상), 손실배수 등 위험성 설명없이 안전성만 강조한 사례(40% 배상)로 각각 배상 결정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전 하나은행장)을 대상으로 제재심의위원회를 연다. 금감원은 이미 손 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이것이 확정되면 손 회장은 연임 제한은 물론 3~5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 따라서 16일 혹은 30일, 중징계 결정이 날 경우 손 회장의 연임은 사라진다.

그런데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30일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당초 제재심의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례적으로 빠르게 연임이 결정됐다. 이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 심의가 1월 안으로 끝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 문제의 쟁점은 '내부통제의 실효성'이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기준이 있다고 해서 CEO의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은행은 기준이 갖춰진 상황에서 CEO의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사항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위원들이 결정을 미룰 경우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고 그렇게 되면 손 회장의 연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위원회가 평소보다 앞당겨서 열린 점도 금감원의 제재 결정을 앞두고 연임을 밀어붙어려는 '꼼수'가 아닌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그룹 안정을 위한 결정"이라면서 "지난해 경영 악화, DLF 사태 등 악재 속에서 신속하게 문제를 처리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 결정 직후 손 회장은 '피해고객에 대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이 고객신뢰의 첫 걸음'이라며 최선을 다해 배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에서 배상을 판결한 피해자에 대해서는 배상을 완료했으며 자율조정에 들어간 피해자들도 자체 조사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금감원이 승인을 하면 바로 배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DLF 사태로 고객에게 큰 피해를 입혔지만 신속하게 배상 절차에 나서며 문제를 해결한 점을 인정해 연임을 한다는 것이 우리금융지주의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안정을 이유로 고객에게 큰 피해를 입힌 장본인을 다시 회장직에 앉힌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고 우리은행이 '배상하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사람 죽이고 돈으로 배상하는 것과 같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일어나지 말아야할 사건이 일어났다. 배상을 받는다고 하지만 이미 엄청난 재산이 날아갔고 원금을 모두 잃은 이들도 있는데 100% 보전이 되지 않는 것 자체가 큰 피해다.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다시 회장을 하겠다니 염치가 없다. 물론 자신이 직접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해도 회장은 책임이 있는 자리다. 책임이 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손태승 회장이 연임을 노리고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해 DLF 불완전판매가 일어났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비이자, 비은행 수익이 20%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손 회장은 그해 하반기 경영계획으로  비이자, 비은행, 해외수익 비중을 각각 40%까지 올리는 '40-40-40'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비이자수익을 40%까지 올리기 위해 이른바 '실적 올리기' 판매가 계속됐고 그것이 DLF 사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비이자수익 40%'에서 펀드는 일부분에 불과하고 다른 상품들을 다 합친 것이 40%다. 국내 경쟁이 심하기에 해외수익을 높여야한다는 목표가 있었고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는 큰 폭의 하락도 없었다. 우리의 목표를 발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금융정의연대 관계자는 "독일 DLF의 경우 6개월, 심지어 4개월짜리도 나왔다. 1년에 3번 상품수수료를 받으려고 한 것이다.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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