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자영업자·인수합병 실타래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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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라이더·자영업자·인수합병 실타래 풀까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1.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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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달의민족·요기요
사진=배달의민족·요기요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요기요와 인수합병을 한다는 소식에 배달앱 독과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배민은 여기에 라이더 배달수행시간 제한과 자영업자 수수료 인상 논란, 인수합병 심사 등 관련 문제들이 최근 겹겹이 얽히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기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조사한 배달앱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배달앱 빅3는 순서대로 △배민 55.7%, △요기요 33.5%, △배달통 10.8%다. 이런 상황에서 배민은 지난해 12월 DH에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따른 배달앱 판도는 90% 이상 DH가 장악하는 구도로 짜여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독과점 우려는 배달앱 사업에 종사하거나 관련된 사업자들, 소비자 모두에게 퍼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우아한형제들 측은 배달 서비스 전업 라이더인 지입계약 라이더와 부업으로 배달하는 배민커넥터의 주간 최대 배달수행시간을 각각 60시간, 20시간으로 제한할 것이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공지를 통해 지입계약 라이더의 배달 안전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는 부업 형태의 배민커넥터가 도입 취지와 달리 전업 형태로 이뤄지고, 이에 대한 배민라이더스의 라이더들이 느끼는 역차별-박탈감 문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노동조합은 환영보다 ‘노조 힘빼기’라 반발하고 있다. 사업 종사자인 라이더들과의 소통,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빈번하게 근무조건을 바꾸는 것은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회사가 근무조건을 알아서 바꾸는 상황에서 노조 교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의 불안과 성토도 크다. 인수합병 이후에는 명실상부 절대적인 DH 독과점 구조가 가시화된다. 이에 따른 수수료 인상 및 독과점의 횡포가 염려되지만, 이를 막을 안전장치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9일 우아한형제들 측은 중개 수수료 인상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DH와 체결한 주식매매서에 수수료나 광고비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조건 등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치권도 이를 염려한 듯, 더불어민주당 을지로 위원회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에서 산업구조적인 측면,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쌓이는 불만과 염려는 공정위의 인수합병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정된 기업결합 심사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혁신산업을 표방한 배달앱 사업이 데이터 독과점, 혁신 활동 감소 유인을 만드는지 등이 심사대 위에 오른다.

공정위로서는 수수료 제한을 설정하는 등 조건부 합병으로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합병 후 배달앱 시장에서 DH가 100% 가까이 차지하게 되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정보자산 독과점, 비경쟁 체제로의 재편 문제를 맞게 된다. 이로 인한 공정위의 조건도 유명무실화 될 우려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이 같은 총체적인 실타래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SW

hjy@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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